"해외보다 국내 주식,원자재펀드도 가미하라."

글로벌 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국내 7개 증권사 펀드 전문가들이 권하는 투자전략이다. 경기회복 과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지만 큰 기조에서 바닥을 찍고 돌아선 만큼 채권(채권형펀드)이나 유동성자산보다는 주식(주식형펀드) 비중을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또 경기회복에다 출구전략으로 인해 금리인상이 어느 정도 예상되는 상황에서 채권은 잠시 멀리하는 편이 낫다는 분석이다. 다만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투자대안이 될 수 있는 원자재펀드는 투자 바구니(포트폴리오)에 일정 부분 담아 놓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국내 주식형에서는 오랜 기간 운용을 통해 성과가 검증된 '한국투자네비게이터'와 '신영마라톤'이 전문가들의 중복 추천을 받았다. 해외 주식형은 주로 이머징마켓펀드가 집중 추천을 받은 가운데 '동부차이나'가 최고 유망 펀드로 꼽혔다. 'JP모간천연자원'과 '블랙록월드광업주'는 원자재펀드 중 가장 가입할 만한 펀드로 꼽혔다.


◆국내 주식에 무게 중심을

펀드 전문가들은 주식 비중을 높게 가져갈 때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오성진 현대증권 WM컨설팅센터장은 "경기가 회복되고 기업 실적도 빠르게 개선되는 과정에 있어 주식 자산의 매력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달러약세와 경기회복에 따른 원자재 수요 증가로 원자재펀드를 중심으로 한 대안투자 상품도 일정 부분 투자할 것을 권했다.

전문가들은 주식비중을 적게는 50%, 많게는 70%까지 높일 것을 주문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은 "3분기까지 이어온 급등세보다는 완만한 흐름의 상승세 속에 변동성은 높아질 수 있다"며 "채권은 최근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을 통해 금리인상의 시기는 늦춰졌지만 인상기조는 유효해 적극적인 투자대상으로선 매력도가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주식에서는 6 대 4 내지는 7 대 3 정도로 국내 비중을 확대하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기본적으로는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폭이 큰 데다 연말 해외펀드 비과세가 종료됨에 따라 세후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연말 해외펀드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끝남에 따라 수익이 난 해외펀드 비중을 줄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망한 국내 주식형펀드는

국내 주식형에서는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네비게이터'와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마라톤'이 유망 펀드로 꼽혔다. 오대정 대우증권 WM리서치팀장은 "한국투자네비게이터는 장기간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내고 있으며 지난 3월 이후 국내 증시 상승기에도 꾸준히 수익률을 높여왔다"고 분석했다. 오성진 센터장은 "신영마라톤은 수익률의 변동성이 작을 뿐 아니라 매매중개 수수료가 낮아 장기투자를 염두에 둔 투자자에게 적합한 펀드"라고 말했다.

'승자 프리미엄'이 화두로 떠오를 정도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의 실적 개선폭이 큰 점을 고려해 그룹주펀드에 대한 추천도 이어졌다. '한국투자삼성그룹주'와 '현대그룹플러스' 등이 꼽힌다. 이계웅 팀장은 "삼성그룹주펀드를 첫 설정한 운용 노하우를 갖고 있는 한국투신의 '한국투자삼성그룹리딩플러스' 펀드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강조했다. 이 펀드는 삼성그룹주에다 대형 우량주를 가미해 운용된다.

'현대그룹플러스'는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현대그룹 등 범 현대그룹 관련 주식에 투자한다. 자동차 조선 등 업종대표주를 포함하고 있으며 하이닉스를 투자대상으로 삼고 있어 IT(정보기술)주에도 투자된다.

연말 배당주가 부각될 수 있는 시점이어서 배당주펀드도 추천 대상에 올랐다. '하나UBS배당60'과 '삼성배당주장기' 등은 저평가된 고배당주에 대한 투자를 통해 장기적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들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삼성배당주장기'는 대형주에 집중투자하며 장단기 성과가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며 "2년 장기수익률은 전체 주식형펀드 중 상위 5% 이내이며 연초 이후 수익률도 상위 20% 안에 들어 있다"고 말했다.

'삼성스트라이크'도 주목할 만한 펀드로 추천받았다. 이재경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파트장은 "2000년에 설정된 장수펀드로 설정액이 적어 시장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오랜기간 시장대비 우수한 성과를 기록한 펀드"라며 "과거 5년간 한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며 종목 발굴과 교체매매에서 우수한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해외 주식형과 대안펀드는

해외주식형은 이머징마켓펀드 일색이다. 김정환 우리투자증권 재무컨설팅부장은 "지난 2~3개월간 증시가 조정을 보이고 있지만,중국경제는 주요 지표가 빠르게 개선되며 글로벌 경기회복을 주도하고 있다"며 '동부차이나'를 유망 펀드로 꼽았다. 박현철 팀장도 "이 펀드는 홍콩H주에 투자하고 있지만 중국 본토펀드가 강세를 보였던 상반기에도 가장 우수한 성과를 보였고 연초 이후 부동의 1위를 지키면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며 추천했다.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 '신한BNPP봉쥬르차이나' '신한BNPP봉쥬르브라질' 등도 유망펀드에 이름을 올렸다. 오대정 팀장은 "러시아는 이제 막 경기회복이 시작되는 단계에 있어 추가 상승여력이 크고 주가수준도 브릭스 국가 중 가장 낮다"며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를 추천했다.

원자재펀드는 'JP모간천연자원'과 '블랙록월드광업주'가 무더기 추천을 받았다. 이들 펀드는 원자재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들이다. 오성진 센터장은 "경기회복에 따라 원자재값과 소비자물가 및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JP모간천연자원'은 가장 적합한 펀드"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기은SG골드마이닝'과 하이일드펀드인 'AB글로벌고수익채권' 등도 투자할 만한 상품으로 꼽혔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