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7일 한국토지주택공사 출범식 격려사를 통해 강조한 것은 크게 두 가지다. 공기업 스스로의 개혁을 통해 경영효율화를 기해달라는 것과 토지주택공사 출범이 공기업 선진화의 시금석인 만큼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어달라는 것 등이다. 우선 이 대통령은 "공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원망이 많지만 민간기업 이상으로 잘하는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도 있다"며 역량있는 CEO에게 민간기업처럼 경영 재량권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구체적인 대안 마련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르면 이달 중 공공기관의 자율권을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우수 공공기관의 최고경영자에게 인사,조직구성,예산집행 등의 자율권을 확대해 주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공부문 선진화 방안의 '후속탄'격으로 민간기업과 같이 경영을 일정 수준 자율에 맡기면서 성과로 평가하겠다는 뜻이다. 공공기관을 민간업계와 같이 경쟁에 뛰어들도록 함으로써 공공부문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어 주겠다는 취지도 담겨 있다. 다만 정부는 공공기관의 경영자율권을 확대할 경우 과거와 같은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관행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리 · 감독 및 평가에 철저를 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함께 마련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격려사에서 주공과 토공의 통합 의미를 잘 살려달라는 점도 집중 강조했다. 이어 "서민주택을 투기에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회적 공적"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례적으로 준비된 원고를 보지 않고 약 35분간 즉석 연설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주공과 토공의 통합 작업이 이뤄진 데 대해 그만큼 감흥이 크다는 점을 말해준다"고 분석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