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건국 60년] (下)군사력도 '中華부흥'‥차이나모델-글로벌 스탠더드 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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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제받는 '팍스 시니카'
"중국인이 해외에서 위협받고 있다. "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에 지난달 29일 실린 기사다. 중국외교부 쑹타오부부장(차관)과의 인터뷰를 통해서다. 쑹부부장은 중국인이 테러 납치 해적행위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안티시노(반중국)'의 감정이 중국 이외의 국가에 퍼지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것이었다.
안티시노의 본질은 기존 질서를 무서운 속도로 파괴하는 중국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이다. 중국이 2006년 53개국 중 48개국의 정상을 한꺼번에 베이징에 불러들여 13억달러의 부채를 탕감해주고 200억달러의 자금지원을 약속한 아프리카에서까지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30일 리비아 정부가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의 베레넥스에너지 인수시도에 제동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앙골라는 미국 마라톤 오일에 보유 중인 앙골라 유전 지분 20%를 시노펙에 매각하지 말것을 요구했다. 지난 8월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는 현지 주민들과 중국인 이주 노동자들이 흉기와 몽둥이를 들고 집단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자원을 수탈하고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인식이 확산된 탓이다.
호주에선 최근 사실상 반중국법이라 할 수 있는 외국인 투자규제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중국이 90개의 호주광산을 사겠다고 인수신청서를 내자 호주정부가 중국자본의 침투를 막기 위한 방어막을 치기시작한 것이다. 중국의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는 미국 모건스탠리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자원 부동산은 물론 상품시장에까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공격적 행보는 '차이나 머니'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중국은 외환보유액만 2조1316억달러(6월 말현재)에 달한다. 차이나 머니는 국제통화기금(IMF)마저 무력화시키는 파워를 보이고 있다. 폴란드 세르비아 몰도바 등이 '혹독한 대가'를 요구하는 IMF에 등을 돌리고 중국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중국의 이런 거침없는 행보가 눈길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후진타오체제 이후 등장한 유소작위(有所作爲 · 해야할 일을 마땅히 한다)라는 대외 정책기조 때문이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도광양회(韜光養晦 · 자신의 힘을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 원칙을 따랐었다.
하지만 중국은 급성장한 경제력을 배경으로 한 유소작위를 기본원칙으로 채택한 뒤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계와의 충돌도 불사한다. 미국이 중국산 타이어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하자마자 미국산 자동차와 닭고기에 대해 즉각 덤핑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코카콜라와 NBA관계자를 뇌물수수혐의로 구금하기도 했다.
문제는 중국의 행보가 미국의 일방주의와 비슷한 길을 걷지않을까 하는 점이다. 중궈부가오싱(中國不高興 · 중국은 기분나쁘다)이란 도발적 제목의 책이 올초 중국에서 크게 유행했다. 이 책은 중국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말라는 등 서방을 향한 경고로 가득 차 있다.
"중국이 정말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민족주의 함정에 빠져 세계와 대립하는 것"(홍콩 중국정치경제연구소 왕치밍부소장)이라는 지적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베이징=조주현특파원 forest@hankyung.com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에 지난달 29일 실린 기사다. 중국외교부 쑹타오부부장(차관)과의 인터뷰를 통해서다. 쑹부부장은 중국인이 테러 납치 해적행위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안티시노(반중국)'의 감정이 중국 이외의 국가에 퍼지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것이었다.
안티시노의 본질은 기존 질서를 무서운 속도로 파괴하는 중국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이다. 중국이 2006년 53개국 중 48개국의 정상을 한꺼번에 베이징에 불러들여 13억달러의 부채를 탕감해주고 200억달러의 자금지원을 약속한 아프리카에서까지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30일 리비아 정부가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의 베레넥스에너지 인수시도에 제동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앙골라는 미국 마라톤 오일에 보유 중인 앙골라 유전 지분 20%를 시노펙에 매각하지 말것을 요구했다. 지난 8월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는 현지 주민들과 중국인 이주 노동자들이 흉기와 몽둥이를 들고 집단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자원을 수탈하고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인식이 확산된 탓이다.
호주에선 최근 사실상 반중국법이라 할 수 있는 외국인 투자규제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중국이 90개의 호주광산을 사겠다고 인수신청서를 내자 호주정부가 중국자본의 침투를 막기 위한 방어막을 치기시작한 것이다. 중국의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는 미국 모건스탠리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자원 부동산은 물론 상품시장에까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공격적 행보는 '차이나 머니'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중국은 외환보유액만 2조1316억달러(6월 말현재)에 달한다. 차이나 머니는 국제통화기금(IMF)마저 무력화시키는 파워를 보이고 있다. 폴란드 세르비아 몰도바 등이 '혹독한 대가'를 요구하는 IMF에 등을 돌리고 중국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중국의 이런 거침없는 행보가 눈길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후진타오체제 이후 등장한 유소작위(有所作爲 · 해야할 일을 마땅히 한다)라는 대외 정책기조 때문이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도광양회(韜光養晦 · 자신의 힘을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 원칙을 따랐었다.
하지만 중국은 급성장한 경제력을 배경으로 한 유소작위를 기본원칙으로 채택한 뒤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계와의 충돌도 불사한다. 미국이 중국산 타이어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하자마자 미국산 자동차와 닭고기에 대해 즉각 덤핑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코카콜라와 NBA관계자를 뇌물수수혐의로 구금하기도 했다.
문제는 중국의 행보가 미국의 일방주의와 비슷한 길을 걷지않을까 하는 점이다. 중궈부가오싱(中國不高興 · 중국은 기분나쁘다)이란 도발적 제목의 책이 올초 중국에서 크게 유행했다. 이 책은 중국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말라는 등 서방을 향한 경고로 가득 차 있다.
"중국이 정말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민족주의 함정에 빠져 세계와 대립하는 것"(홍콩 중국정치경제연구소 왕치밍부소장)이라는 지적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베이징=조주현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