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파란에서 첫 솔로음반 발표
라이언 "아날로그 감성 계보 잇고싶다"
그룹 파란 리더인 1983년생 라이언(본명 주종혁)은 나이답지 않게 스스로를 아날로그적인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는 스티비 원더와 김동률을 좋아하고, 직설적이고 당돌한 요즘 가사보다 수줍고 은유적인 노랫말에 매력을 느낀다.

친한 동료 가수도 또래가 아니라 BMK, 김범수다.

그룹에서 솔로로 나선 라이언의 싱글음반 '라이언 런스 투 러브'에는 그의 이런 음악 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정엽과 에코브릿지가 만든 타이틀곡 '자랑해'는 R&B 곡으로 정엽 특유의 멜로디 라인이 살아있다.

그러나 이같은 음악 방향을 잡기까지 마음 고생이 무척 심했던 듯 보였다.


최근 인터뷰를 가진 그는 "제가 좋아하는 선배들로부터 곡을 받고 싶어 직접 전화걸고 찾아다녔다. 살고싶었으니까…"라고 말했다.

덕택에 인연을 맺은 사람은 바로 브라운아이드소울 출신으로 R&B 보컬로 가창력을 인정받고 있는 정엽이다.

"정엽이 형과는 모르는 사이였어요.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처음 미팅을 가졌죠. 본심을 얘기했어요. 형에게 좋은 곡을 받고 싶다고. 또 좋은 음악적 관계로 형의 후배가 되고 싶다고. 형이 흔쾌히 받아줬죠.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노래하는 선배들의 계보를 잇고 싶거든요."

정엽이 보컬 디렉팅을 맡아선지 정엽의 창법이 노래에 묻어난다.

굵고 거친 저음이 매력이던 라이언은 그룹 시절과 다르게 노래의 옥타브도 올리고 노랫말도 꾹꾹 눌러 불렀다.

"'자랑해'가 프러포즈 곡이어서, 형이 저의 거친 소리를 다듬어 음색이 부드러워졌어죠. 솔로 음반인 만큼 가창력으로 어필하고 싶어 꽤 노력했어요. 그룹에서 메인 보컬이었지만 사람들은 제 목소리를 잘 기억하지 못하죠. 뮤지컬 '즐거운 인생' 출연 때, 이번 음반 녹음 때 주위 사람들이 라이브 실력을 칭찬해줬죠."
라이언 "아날로그 감성 계보 잇고싶다"
라이언은 사실 가수가 꿈은 아니었다.

중앙대학교 연극학과 연출 전공으로 방송사 PD,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다.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하는 선배로부터 가수 제의를 받았고, 지금의 소속사 사장님을 소개받았다.

2005년 파란으로 데뷔해 가수가 하기 싫었던 적도 있다.

보컬그룹으로 데뷔했는데, 소속사에서 동방신기 같은 댄스그룹으로 색깔을 변화시켰을 때다.

그러나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자 가수라는 직업에 욕심이 점차 커졌다.

솔로 음반을 준비하면서는 하루의 시작과 끝을 음악과 함께 하며 인생도 배웠다고 했다.

"그동안 저는 혼자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혼자 잘났다고 뛰어봤자 소용없더군요. 인생을 혼자 꾸려나가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가수로 성공하려 해도 좋은 노래, 좋은 보컬, 좋은 매니지먼트 3박자가 맞아야 하니까요."'

그는 이번 음반 활동에 대해서도 마음을 비우고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흥행에 대한 꿈을 좇기보다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을 사랑을 준 팬들에게 들려주는데 의미를 두겠다고 한다.

또 '자랑해'가 프러포즈 곡인 만큼, 연애도 한다면 노래에 감정을 더 잘 실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웃는다.

"가수 활동 5년간 연애 한번 못했어요. 이제는 만나려고요. 연애 세포가 죽는 것 같아요. 사랑이라는 감정은 없던 기운도 솟아나게 하죠. 이제 밝아지고 싶거든요. 이 노래로 제 사랑을 고백하고 싶어요."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