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대기업 공채가 활기를 띠면서 기업들이 실시하는 인 · 적성 검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서류면접을 힘겹게 통과한 구직자들은 이제 2차 관문인 인 · 적성 검사에 대비해야 한다. 하반기 공채 스타트를 끊은 삼성그룹은 지난 주말인 20일 이미 인 · 적성 검사를 치렀다. LG전자는 21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시험을 치르고 LG CNS와 현대자동차는 10월11일로 일정이 잡혀 있다. 효성은 10월24일,KT는 10월25일 각각 시험을 앞두고 있다. 이랜드그룹과 NHN,STX그룹 등도 10월 중 인 · 적성 검사를 치른다.

기업들의 인 · 적성 검사는 크게 판단력,수리력,추리력 등의 기초적인 지적 능력을 평가하거나 개인의 행동 성향 및 직무상황에서의 대처능력 등을 평가하는 것으로 구분된다. 기업별로 전공 관련 내용을 집어 넣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 기업이 전공과는 별도의 내용으로 시험을 치른다. 딱히 떨어지는 정답이 있다기보다는 개인의 성향을 파악하고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얼마나 부합하는가를 따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사시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룹 인사담당자들은 평소에 얼마나 논리적 사고를 하고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가 관건이라고 얘기한다. 또 시험에 앞서 기업 홈페이지 등을 통해 해당 기업의 인 · 적성 검사 유형과 방식을 파악해두고 그 기업의 인재상,경영이념 등도 챙겨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의식해 문제를 풀다 보면 뚜렷한 일관성없이 우왕좌왕하기 쉽다. 심리 테스트 성격이 강한 시험이다 보니 일관성이 떨어지는 응시생은 쉽게 파악돼 걸러진다. 대부분의 시험이 시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한 문제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서점이나 인터넷 사이트 등에는 주요 기업의 인 · 적성 검사 모의고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관련 문제들을 충분히 풀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취업정보 업체인 인크루트의 도움으로 주요 기업의 인 · 적성 검사를 소개한다.

◆SK 그룹

SK종합적성검사는 어휘력 언어추리력 언어유추력 지각능력 판단력 응용계산력 창의력 등의 영역에서 종합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150문항의 적성검사,대인관계 사회성 등의 조직 적응력을 평가하기 위해 제시하는 345문항의 인성검사로 구분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를 얻으면 합격하는 방식이다. 주로 인간 위주의 경영원칙과 패기,경영지식,사교자세,가정관리 및 건강관리 등의 실무능력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LG전자

LG는 각 계열사별로 인 · 적성 검사의 유형이 다르다. 대표적인 인 · 적성 검사로는 LG전자에서 실시하고 있는 RPST(Right People Selection Test)가 있다. LG전자 인재상과 잘 맞아떨어지는 인재인지 평가하는 테스트로 임상검사와 인성검사로 나뉜다. 주로 지원자의 개인 성향이나 인성에 관한 질문으로 구성된다. 예를 들면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다','나는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분위기를 주도한다' 등의 예문에 자신의 정도를 표기하는 방식이 있다. 총 8개 항목으로 60분간 실시하며 역시 1차 서류전형과 RSPT 검사 결과를 종합해 면접 대상자를 선정한다.

◆금호아시아나

금호아시아나의 인 · 적성 검사는 다른 기업과 달리 그룹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실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나는 화를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분노할 때가 있다' 등의 개인의 성향에 대한 질문이 200~300여 문항 정도 나온다. 조직생활이나 업무에 적합한 인성 및 적성을 가지고 있는지 판별하기 위한 테스트로 부적합하다고 여겨지는 지원자를 제외하고 1차 면접의 기회가 주어진다.

◆STX

서류심사에 합격한 지원자들에 한해 인 · 적성 검사(SCCT: STX Creativity & Challenge Test)를 치른다. SCCT 검사는 언어,수리,공간지각,추론,상식 및 전공 등 크게 5개 영역으로 구성되고 영역별로 2개 세부 파트로 나뉜다. 예를 들어 상식 및 전공 영역은 공통파트와 직무파트다. 직무파트에서는 전공 관련 문제들이 출제되고 있다. SCCT는 지원자의 인 · 적성과 잠재역량을 평가해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상과 지원 직무의 적합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결과는 2차 면접시 참고자료로 활용한다.

◆한화

한화의 인 · 적성 검사는 HAT(Hanwha Attitude Test)다. 인성검사,상황판단검사,적성검사로 나뉜다. 인성검사와 상황판단검사는 각각 40분간 60문항을 푸는 방식이다. 적성검사는 언어,수리 등의 기본 인지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인문계,이공계로 구분해 평가한다. 인문계는 65문항 60분,이공계는 95문항에 85분이다.

◆두산

두산종합적성검사(DCAT:Doosan Comprehensive Aptitude)는 인성검사,기초적성검사,정서역량검사로 이뤄진다. 지적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기초적성검사에서는 이공계의 경우 전공지식에 대한 질문도 나올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인문계는 대체로 IQ테스트에서 볼 수 있는 문항과 유사한 유형으로 나온다. 인문계는 총 2시간20분,이공계는 2시간35분간 실시하고 지원자의 일정 배수를 선발한다.

◆CJ

비즈니스 상황에서의 가치판단을 묻는 BJI 테스트와 인지능력평가 외에 작년 하반기 공채부터는 직무성향 검사를 추가했다. BJI 테스트는 업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하고 어떤 행동을 취할지에 대해 선택하는 방식으로 20분간 25문항이 제시된다. 인지능력평가는 IQ테스트와 유사한 형태의 50문항이 13분30초간 주어진다. 작년에 도입한 직무성향검사는 지원한 직무와 지원자의 성향이 일치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평가다. '나는 맡은 일을 끝까지 한다' 등의 예시문 21개 가운데 자신에게 부합한다고 여겨지는 것을 순서대로 15개 선택하는 방식으로 10분간 치른다.

◆효성

작년부터 인 · 적성 검사를 처음 도입했다. 인성검사에서는 '나는 계획적으로 일처리를 한다' 등의 예시문이 주어지고 자신의 성향과 비교해 Yes,No 또는 무응답으로 답하는 방식이다. 40여분간 300여 문항을 풀어야 한다. 직무적성검사는 언어유추력 응용계산력 지각정확성 등의 8개 영역으로 구분되며 각 영역별로 10~15분간 총 1시간30분 정도 걸리는 평가다. 효성의 인 · 적성 검사는 합격이나 탈락 여부가 결정되지 않고 면접전형에 참고자료로 활용한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