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인터뷰] 입학사정관 전경원씨 "수학 8등급 과감히 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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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담임 7년하다 전직…제도 정착되면 '교단'돌아갈것
거창하게 포장한 자기소개서…1박2일 심층면접선 금방 들통
내신.셩시대회 성적보다 전공관련 지식.경험.열정이 중요
거창하게 포장한 자기소개서…1박2일 심층면접선 금방 들통
내신.셩시대회 성적보다 전공관련 지식.경험.열정이 중요
"인생에서 올 1년은 없다고 생각해라."
치열한 대학입시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었을 이 말은 고교 3학년 담임만 7년째 맡았던 전경원씨(40)가 연초마다 제자들에게 하던 말이다.
그러나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꽃다운 나이에 아침부터 자정까지 교실에서 시달리는 게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택한 길이 입학사정관.수학능력시험에 나오는 과목만 공부하는 황폐화한 교육현장을 정상화시키려면 입시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당장 가족부터 반발했다. 이른바 '철밥통'이라는 교직을 내던지고 1,2년 단위로 계약을 해야 하는 입학사정관이 되겠다는 것을 그의 부인은 납득하기 힘들었다. 초기 단계인 입학사정관제가 제대로 정착하지 않으면 교사를 그만둔 상황에서 '개밥의 도토리' 신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장 선생님도 "장학사가 될 기회를 줄 테니 입학사정관은 하지 말라"며 전씨가 일하기로 한 건국대까지 찾아가 말렸다.
건국대 입학사정관을 거쳐 내년에 개교하는 자립형 사립고인 하나고등학교 입학사정관으로 일하고 있는 전씨를 서울 광화문 인근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입학사정관 제도와 입학사정관이라는 직업 자체가 아직은 생소합니다.
"입학사정관 제도는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인데 무엇보다 지망하는 학과에 대한 적성과 자질을 중점적으로 검증해요. 학교생활기록부와 봉사활동,자치활동 등 공교육 틀 안에서 얼마나 충실히 기초소양을 쌓았는지도 중요한 전형 요소예요. 이 과정에서 입학사정관은 제도 운영과 학생에 대한 심사를 담당하지요. "
▼서류심사와 면접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면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지 않나요.
"개인의 주관을 최대한 배제하고 객관적이며 공정한 과정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입학사정관제의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 두 명 이상 복수의 평가자가 단계별로 전형을 진행합니다. 이 결과는 다시 재심위원회와 공정관리위원회로 넘겨서 또 평가해요. 흔히 입학사정관제의 전형 방식에 대해 '귀에 걸면 귀걸이,코에 걸면 코걸이'라고 하는데 이는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 것입니다. "
▼입학사정관제가 정착한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교육열이 높아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그래서 도입한 것이 심층면접입니다. 건국대의 경우 1박2일 동안 집중적으로 심층면접을 하는데 미국에는 이런 제도가 없어요. 심층면접에서 중요한 것이 제출한 서류의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예요. 다른 나라보다 교육열이 뜨겁다 보니 사교육이나 제3자의 도움을 받아 서류를 작성한 게 아닌지 검증하는 것입니다. 입학사정관은 물론 지망하는 학과의 교수까지 참여해 본인의 노력으로 만든 것이 맞는지 심층적으로 파고들어요. 예컨대 한 학생은 발명특허를 냈다고 서류에 썼는데 검증해 봤더니 아는 내용이 별로 없어서 허위로 판명난 적도 있어요. "
▼사교육의 도움을 받는 학생들이 훨씬 유리할 거 같은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입학사정관제는 근본적으로 공교육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도록 설계된 입시제도예요. 입학시험으로 줄을 세우는 입시제도에서는 공교육이 아무리 노력해도 사교육을 따라잡기 힘들어요. 하지만 입학사정관제에서 요구하는 진로 탐색과 전공에 따른 적성 계발은 주요 교과목에 집중하는 사교육보다는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공교육에서 가능합니다. 벌써 일부 고교에서는 방과 후 학교를 통해 다양한 직업 종사자들이 학생들과 만날 기회를 제공하고,학생들이 관련 경험을 쌓도록 해주고 있어요. 또 입학사정관제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가 중요한데 여기에 기록하는 자치활동,봉사활동,계발활동 등은 사교육에선 결코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이죠."
▼제도의 근본 틀이 그렇더라도 각 대학들은 수능시험 등 입시 점수가 높은 학생을 뽑고 싶지 않을까요.
"그럴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입학사정관제는 대학에도 도움이 되는 제도예요. 현행 입시제도로는 소수점 셋째 자리에서 당락이 결정나기도 하는데 그 정도 점수 차이가 더 나은 인재를 가리는 기준인지에 대해서는 대학 관계자들도 확신하지 못합니다. 서울대가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대학에 들어가는 2011학년도 입시부터 정원의 40%(1200명)를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겠다고 발표한 것 역시 좋은 예가 되겠네요. 서울대는 이미 2002년부터 정원 외 전형에 한해 입학사정관제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해 왔는데 이렇게 선발한 학생들의 대학 성적이 일반전형을 통해 들어온 학생들보다 좋았거든요. 진로나 전공에 대해 소신을 갖고 들어온 학생들이 많으니 그런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선발한 학생들 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나요.
"올해 건국대 사학과에 입학한 학생이 있는데 경기도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나왔어요. 수학 내신이 8등급(최하가 9등급)에 전체 내신이 5등급 정도로,일반 전형이었다면 건국대는 물론 서울에 있는 대학에 들어가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국사 · 세계사 · 사회탐구 등에서 모두 1등급이 나와 서류전형을 통과한 후 면접에서도 뛰어난 전공 적합도를 보여 뽑았죠.이제 한 학기가 지났는데 수강한 8개 과목 중 한 과목만 빼고는 모두 A를 받아서 전체 평점이 학과에서 가장 높았어요. 학과 대표를 맡는 등 학교생활에도 적극적이고 사학과 교수님들과는 대학원생들 이상으로 친하게 지내요. 꿈이 국사편찬위원장이라는데 일반 전형이었다면 그냥 묻혔을 보석이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빛을 내고 있는 것이죠."
▼대학 입학사정관을 지내고 이제는 고등학교 입학사정관을 맡았는데 대입과 고입의 입학사정은 어떻게 다른가요.
"고입 전형은 범위가 좀 더 포괄적이라는 점에서 달라요. 대입의 경우 특정 전공에 따라 학생을 선발하므로 그 분야의 소양을 얼마나 쌓았는지 평가하지만 고입은 얼마만큼 자신의 진로를 잘 설계하고 개척해 나갈 의지가 있는지 등 성장 잠재력을 평가합니다. 구체적인 학과보다는 진로에 중점을 두고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어떤 장래 희망을 갖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는 것이죠.중학교 시험성적도 중요한 기준이지만 경시대회 등 사교육이 개입하는 부분은 배제합니다. 중학교 교육과정의 울타리 안에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대원칙이거든요. "
▼입학사정관제로 합격한 학생들의 특징 같은 게 있습니까.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들어온 아이들의 공통점이 세 가지 있어요. 또래 아이들에 비해 전공 분야에서 뛰어난 성적을 나타내는 탁월성이 첫 번째이고,자신의 장래 희망과 관련해 꾸준한 노력과 성취를 지속해 왔다는 것이 두 번째예요. 세 번째는 자신의 자질과 이력을 표현하는 열정입니다. "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진학하려면 어떤 부분을 갈고 닦아야 하나요.
"우선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요. 이를 위해 부모들은 사교육보다는 다양한 체험을 쌓고 직업 탐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아이들에게 제공해야 합니다. 학교에서도 진학 위주의 교육을 진로 위주로 바꿀 필요가 있어요. 이 같은 고민을 대학에 와서야 시작하다 보니 늦은 나이에 다시 전공을 바꾸는 불편함과 비효율이 생기거든요. 따라서 일찍부터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고 거기에 맞춰 학습활동과 체험활동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차근차근 갖춰야 해요. 특히 대학 입학을 위한 것이라는 목표 의식보다는 스스로를 채워 간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입시라는 목적의식을 갖고 관련 활동을 하다 보면 면접 전형 등에서 자신이 느끼고 성취한 바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
▼입학사정관으로서 개인적인 희망이 있다면요.
"이 제도가 입시에서 완전히 정착하는 것이죠.그래서 학생들이 입시 위주 교육에서 자유로워지고 부모들의 사교육 부담도 덜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 다음엔 교육 현장으로 돌아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어요. 잠시 외도를 하고 있긴 하지만 저의 천직은 선생이라고 생각해요. "
노경목/정동헌 기자 autonomy@hankyung.com
치열한 대학입시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었을 이 말은 고교 3학년 담임만 7년째 맡았던 전경원씨(40)가 연초마다 제자들에게 하던 말이다.
그러나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꽃다운 나이에 아침부터 자정까지 교실에서 시달리는 게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택한 길이 입학사정관.수학능력시험에 나오는 과목만 공부하는 황폐화한 교육현장을 정상화시키려면 입시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당장 가족부터 반발했다. 이른바 '철밥통'이라는 교직을 내던지고 1,2년 단위로 계약을 해야 하는 입학사정관이 되겠다는 것을 그의 부인은 납득하기 힘들었다. 초기 단계인 입학사정관제가 제대로 정착하지 않으면 교사를 그만둔 상황에서 '개밥의 도토리' 신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장 선생님도 "장학사가 될 기회를 줄 테니 입학사정관은 하지 말라"며 전씨가 일하기로 한 건국대까지 찾아가 말렸다.
건국대 입학사정관을 거쳐 내년에 개교하는 자립형 사립고인 하나고등학교 입학사정관으로 일하고 있는 전씨를 서울 광화문 인근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입학사정관 제도와 입학사정관이라는 직업 자체가 아직은 생소합니다.
"입학사정관 제도는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인데 무엇보다 지망하는 학과에 대한 적성과 자질을 중점적으로 검증해요. 학교생활기록부와 봉사활동,자치활동 등 공교육 틀 안에서 얼마나 충실히 기초소양을 쌓았는지도 중요한 전형 요소예요. 이 과정에서 입학사정관은 제도 운영과 학생에 대한 심사를 담당하지요. "
▼서류심사와 면접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면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지 않나요.
"개인의 주관을 최대한 배제하고 객관적이며 공정한 과정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입학사정관제의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 두 명 이상 복수의 평가자가 단계별로 전형을 진행합니다. 이 결과는 다시 재심위원회와 공정관리위원회로 넘겨서 또 평가해요. 흔히 입학사정관제의 전형 방식에 대해 '귀에 걸면 귀걸이,코에 걸면 코걸이'라고 하는데 이는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 것입니다. "
▼입학사정관제가 정착한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교육열이 높아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그래서 도입한 것이 심층면접입니다. 건국대의 경우 1박2일 동안 집중적으로 심층면접을 하는데 미국에는 이런 제도가 없어요. 심층면접에서 중요한 것이 제출한 서류의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예요. 다른 나라보다 교육열이 뜨겁다 보니 사교육이나 제3자의 도움을 받아 서류를 작성한 게 아닌지 검증하는 것입니다. 입학사정관은 물론 지망하는 학과의 교수까지 참여해 본인의 노력으로 만든 것이 맞는지 심층적으로 파고들어요. 예컨대 한 학생은 발명특허를 냈다고 서류에 썼는데 검증해 봤더니 아는 내용이 별로 없어서 허위로 판명난 적도 있어요. "
▼사교육의 도움을 받는 학생들이 훨씬 유리할 거 같은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입학사정관제는 근본적으로 공교육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도록 설계된 입시제도예요. 입학시험으로 줄을 세우는 입시제도에서는 공교육이 아무리 노력해도 사교육을 따라잡기 힘들어요. 하지만 입학사정관제에서 요구하는 진로 탐색과 전공에 따른 적성 계발은 주요 교과목에 집중하는 사교육보다는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공교육에서 가능합니다. 벌써 일부 고교에서는 방과 후 학교를 통해 다양한 직업 종사자들이 학생들과 만날 기회를 제공하고,학생들이 관련 경험을 쌓도록 해주고 있어요. 또 입학사정관제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가 중요한데 여기에 기록하는 자치활동,봉사활동,계발활동 등은 사교육에선 결코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이죠."
▼제도의 근본 틀이 그렇더라도 각 대학들은 수능시험 등 입시 점수가 높은 학생을 뽑고 싶지 않을까요.
"그럴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입학사정관제는 대학에도 도움이 되는 제도예요. 현행 입시제도로는 소수점 셋째 자리에서 당락이 결정나기도 하는데 그 정도 점수 차이가 더 나은 인재를 가리는 기준인지에 대해서는 대학 관계자들도 확신하지 못합니다. 서울대가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대학에 들어가는 2011학년도 입시부터 정원의 40%(1200명)를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겠다고 발표한 것 역시 좋은 예가 되겠네요. 서울대는 이미 2002년부터 정원 외 전형에 한해 입학사정관제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해 왔는데 이렇게 선발한 학생들의 대학 성적이 일반전형을 통해 들어온 학생들보다 좋았거든요. 진로나 전공에 대해 소신을 갖고 들어온 학생들이 많으니 그런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선발한 학생들 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나요.
"올해 건국대 사학과에 입학한 학생이 있는데 경기도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나왔어요. 수학 내신이 8등급(최하가 9등급)에 전체 내신이 5등급 정도로,일반 전형이었다면 건국대는 물론 서울에 있는 대학에 들어가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국사 · 세계사 · 사회탐구 등에서 모두 1등급이 나와 서류전형을 통과한 후 면접에서도 뛰어난 전공 적합도를 보여 뽑았죠.이제 한 학기가 지났는데 수강한 8개 과목 중 한 과목만 빼고는 모두 A를 받아서 전체 평점이 학과에서 가장 높았어요. 학과 대표를 맡는 등 학교생활에도 적극적이고 사학과 교수님들과는 대학원생들 이상으로 친하게 지내요. 꿈이 국사편찬위원장이라는데 일반 전형이었다면 그냥 묻혔을 보석이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빛을 내고 있는 것이죠."
▼대학 입학사정관을 지내고 이제는 고등학교 입학사정관을 맡았는데 대입과 고입의 입학사정은 어떻게 다른가요.
"고입 전형은 범위가 좀 더 포괄적이라는 점에서 달라요. 대입의 경우 특정 전공에 따라 학생을 선발하므로 그 분야의 소양을 얼마나 쌓았는지 평가하지만 고입은 얼마만큼 자신의 진로를 잘 설계하고 개척해 나갈 의지가 있는지 등 성장 잠재력을 평가합니다. 구체적인 학과보다는 진로에 중점을 두고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어떤 장래 희망을 갖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는 것이죠.중학교 시험성적도 중요한 기준이지만 경시대회 등 사교육이 개입하는 부분은 배제합니다. 중학교 교육과정의 울타리 안에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대원칙이거든요. "
▼입학사정관제로 합격한 학생들의 특징 같은 게 있습니까.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들어온 아이들의 공통점이 세 가지 있어요. 또래 아이들에 비해 전공 분야에서 뛰어난 성적을 나타내는 탁월성이 첫 번째이고,자신의 장래 희망과 관련해 꾸준한 노력과 성취를 지속해 왔다는 것이 두 번째예요. 세 번째는 자신의 자질과 이력을 표현하는 열정입니다. "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진학하려면 어떤 부분을 갈고 닦아야 하나요.
"우선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요. 이를 위해 부모들은 사교육보다는 다양한 체험을 쌓고 직업 탐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아이들에게 제공해야 합니다. 학교에서도 진학 위주의 교육을 진로 위주로 바꿀 필요가 있어요. 이 같은 고민을 대학에 와서야 시작하다 보니 늦은 나이에 다시 전공을 바꾸는 불편함과 비효율이 생기거든요. 따라서 일찍부터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고 거기에 맞춰 학습활동과 체험활동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차근차근 갖춰야 해요. 특히 대학 입학을 위한 것이라는 목표 의식보다는 스스로를 채워 간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입시라는 목적의식을 갖고 관련 활동을 하다 보면 면접 전형 등에서 자신이 느끼고 성취한 바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
▼입학사정관으로서 개인적인 희망이 있다면요.
"이 제도가 입시에서 완전히 정착하는 것이죠.그래서 학생들이 입시 위주 교육에서 자유로워지고 부모들의 사교육 부담도 덜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 다음엔 교육 현장으로 돌아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어요. 잠시 외도를 하고 있긴 하지만 저의 천직은 선생이라고 생각해요. "
노경목/정동헌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