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쭉이 참 곱게 피었네.아마 덕유산에서 지리산을 보고 찍은 것 같은데…."

16일 오전 10시 국회 추미애 환경노동위원장실.홀로 앉아 있던 임태희 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벽에 걸린 사진을 보고 무심코 한마디를 던졌다. 텅빈 방에는 침묵만 감돌았다.

예정대로라면 임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시작될 시간이었지만 여야 대립으로 무산됐다. 추 위원장은 아예 외부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비웠다.

김재윤 민주당 간사가 대신 들어와 "환노위에서 여야간 부딪친 부분이 많았다.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으로 봐달라"며 양해를 구한 뒤 "주어진 시간 안에 청문회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임 후보자는 "기다리고 있다"며 "성의 있게 준비해서 의원들의 지적을 듣고 참고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노동부가 시선둘 곳은 일하는 사람,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일을 해야 살 수 있는 사람"이라며 "국민을 주고객층으로 노동 행정 서비스에 역점을 두겠다"고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추 위원장을 기다리던 그는 결국 의원회관으로 발길을 돌렸다. 피곤한 표정이었다. 오후 의원총회에 참석한 임 후보자는 기자들에게 "(나와 관련된 의혹을) 빨리 청문회에서 이야기하고 해명하고 싶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