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의 톰 번 부사장은 "금융위기와 세계 경기침체 이후 한국의 가장 큰 우려는 금융기관의 안정성"이라며 "금융기관이 앞으로 얼마나 잘 버티는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번 부사장은 16일 서울 중구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가장 큰 규모의 재정 확대 정책을 펼치며 경제가 안정적으로 회복되고 있으나 금융기관의 외화 유동성 관리와, 환율 변동성, 리스크 관리의 효율성, 금융기관 민영화나 구조조정 등 금융기관 건전성이 유지될지가 관건"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금융기관 건전성은 앞으로 한국 국가 신용등급 결정에 열쇠가 될 것"이라며 "만약 금융기관에 약점이 드러나 정부가 개입해야 하면 추가적인 짐이 되고 결국 국가 부채를 늘리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번 부사장은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협 요소로 미국과 유럽 경제를 꼽으면서 "한국이 내년 3%와 향후 5년내 잠재성장률 수준인 4~5%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회복하려면 정부 규제가 예측 가능하고 친기업적 환경이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가계 부채와 저축률 하락과 관련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나 2004년 신용카드 위기가 재연될 수준은 아니지만 잠재 성장률 회복에는 제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구전략 시행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아시아 지역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거시경제적 안정성을 봤을 때 아직 (출구전략 도입시까지) 시간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2007년 7월부터 'A2'로 유지돼 온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과 관련, "한국의 신용등급 범위는 A1에서 A3까지"라며 "북한 리스크가 현 상태대로 유지된다해도 한국 경제의 성장 여력과 한국은행과 정부의 관리 능력, 정부의 금융능력이 높아지면 신용 등급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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