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상 · 하원 합동연설 때 고성을 지른 공화당의 조 윌슨 하원의원(사진)이 유권자들로부터 '응징'을 당하고 있다.

윌슨 의원은 지난 9일 오바마 대통령이 의료보험 개혁 관련 연설을 하면서 "의보 개혁이 불법 이민자들에게 의보 혜택을 줄 것이라는 주장은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하자 "거짓말은 당신이 하고 있다"고 고함을 질렀다. 그는 또 "의보 개혁이 낙태를 재정 지원하지 않는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에도 "사실이 아니다"고 고성을 냈다.

윌슨 의원의 이런 행동은 민주당과 공화당 동료 의원들의 비난을 샀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직에 대한 존경이 부족한 행동"이라고 일제히 비판했다. 공화당 의원들도 "규칙 위반"이라고 가세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전적으로 불경스러운 행동이었다"며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민주주의의 전당인 의사당에서 그런 광경이 연출되는 것은 놀랄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윌슨 의원은 결국 공개 사과문 발표와 함께 람 이매뉴얼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사과했다.

인터넷매체인 '얼터넷'은 윌슨 의원의 정치 후원금 중 상당액이 의료 관련 분야에서 온 돈임이 드러나면서 그가 오바마 대통령의 건보 개혁을 반대한 배경에 의혹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버럭 의원'에 대한 최대 응징은 그의 지역구인 사우스캐롤라이나 유권자들의 몫이었다. 이들은 11일 윌슨 의원에게 도전하는 민주당의 롭 밀러 후보에게 선거운동 기부금을 왕창 몰아준 것이다. 밀러는 올 들어 지난 6월 말까지 모금액이 총 4만8000달러에 불과했는데 하루 만에 약 3300명의 기부자들로부터 11만1000달러를 끌어모았다. 민주당 선거운동원들과 진보진영의 블로거들은 밀러 후보에게 선거 자금을 몰아주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