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뉴욕증시의 최대 관심은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펀드매니저들의 매매 행태에 쏠릴 전망이다. 3월 이후 급등한 뉴욕 증시의 조정 압력이 여전한 상황에서 '더블 딥' 우려가 확산되면 주가가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 일부 시장참여자들은 뉴욕 증시가 추가로 상승하기 위해선 10%가량의 건전한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가뜩이나 9월은 뉴욕증시가 대체로 약세를 보이는 달로 꼽힌다.

회의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지난 주말 이탈리아에서 열린 한 경제포럼에서 "경제가 워낙 취약해 경기 후퇴가 끝났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 부문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데다 실업률이 더욱 악화돼 '더블 딥'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개선되는 경제 지표에 힘입어 경기 낙관론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199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게리 베커 시카고대 교수는 같은 경제 포럼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긴 하지만 경기 침체는 끝났다"며 "경기 회복 강도가 처음에는 약할 수 있지만 생산성 향상에 힘입어 탄력적인 경기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펀드매니저들이 어느 쪽 전망에 동조하느냐에 따라 주가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지방은행 파산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금융사의 부실 자산 문제도 상당 기간 증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가 회복세를 나타내도 지방은행의 자산 부실화로 파산은행이 증가하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투자자들의 또 다른 관심은 고용 동향이다. 지난주 금요일 뉴욕 증시는 8월 실업률이 26년 만에 최고 수준인 9.7%로 급등했지만 상승세를 보였다. 비록 실업률은 시장 전망보다 악화됐지만 일자리가 1년 새 최소폭(21만6000개)으로 감소한 데서 고용시장이 안정될 것이란 기대를 갖게 된 결과였다. 따라서 10일 발표되는 주간 최초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시장 흐름을 결정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일자리 수 감소 추세가 지속될지 아니면 바닥을 치고 안정을 되찾을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눈여겨 봐야 할 경제 관련 동향으로는 9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경기상황과 관련된 베이지북과 10일로 예정된 7월 미국의 무역 수지 등이 있다. 베이지북에서는 일부 지역의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는 모습을 확인하게 될지 관심을 모은다. 특히 지역별 주택시장 회복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11일에는 7월 도매 재고와 미시간대 9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나온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