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박주영 선수를 가까이서 볼 수 있어 너무 신기하고 기분이 좋았어요.또 대표팀 형들이 호주와 평가전을 가진 날 그라운드에서 서게 돼 영광스러워요."

5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호주 축구대표팀 간 친선경기에서 경기구를 주심에 전달하는 매치보이를 맡은 `축구 신동' 백승호(12.대동초등 6학년)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붉은색 상의에 흰색 반바지를 입고 주황색 모자를 쓴 백승호는 킥오프 직전 주심에게 경기에 사용할 공을 전달하고 나서 손을 흔들며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백승호는 장차 한국 축구를 짊어질 초대형 스트라이커로 성장할 재목이라는 평가받는 `축구 신동'이다.

그는 `공부하는 축구 선수'를 모토로 올해 도입된 초.중.고교 주말리그의 상반기 13경기에서 무려 22골을 넣었다.

경기당 평균 2골에 가까운 빼어난 골 감각이다.

특히 그는 서울 서부리그 12라운드였던 송정유소년클럽과 경기에서 혼자 네 골을 몰아넣어 9-0 승리에 앞장섰고 두 차례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또 9경기 연속 득점 행진을 하며 그 기간 14골을 수확했다.

팀 득점의 50% 정도를 책임지는 그를 앞세운 대동초등은 상반기 13경기에서 12승1무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그는 5학년이었던 지난해 칠십리배 저학년 대회에 참가해 팀 우승을 이끌고 득점상과 최우수선수(MVP)상을 석권했고 곧이어 고학년 대회에도 나가 역시 득점왕에 오르며 팀의 우승에 앞장섰다.

올해 칠십리배 대회에서도 2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하며 소속팀의 2연패를 이끌었다.

그는 지난달 국내 초등학교 대회 중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경주 화랑기대회에서도 6경기에서 10골을 넣는 신들린 활약으로 득점왕을 차지하며 소속팀의 우승에 앞장섰다.

1차 리그까지 포함하면 9경기에서 18골을 터뜨린 빼어난 성적이다.

그는 중학교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데 서로 데려가려는 학교들이 많아 스카우트 경쟁의 표적으로 떠올랐다.

그는 키가 146㎝로 6학년치고 작은 편이지만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데다 스피드와 위치 선정능력, 슈팅력 등 3박자를 고루 갖췄다.

특유의 유연함과 탄력, 공간을 파고드는 동물적인 감각 덕에 그는 작은 키에도 헤딩 득점을 올리고 있다.

빠른 드리블과 순간적인 페인팅으로 상대 선수를 제치는 기술도 일품이다.

그의 플레이를 본 사람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는 이유다.

그를 지도해온 대동초등학교의 강경수(44) 감독이 같은 학교 졸업생인 대표팀 공격수 신영록(부르사스포르)의 파워와 청소년 대표 김동섭(시미즈 S펄스)의 스피드, 20세 이하 대표로 활약했던 김영욱(광양제철고)의 발재간을 겸비했다고 평가할 정도다.

그의 꿈은 대표팀 주장인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처럼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거가 되는 것이다.

맨유 대신 장차 첼시에서 뛰고 싶다는 그는 "남은 주말리그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팀이 왕중왕전에 나가 우승도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