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태풍 등 자연재해에 휩쓸려 그리스와 대만 정부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그리스 집권 신민당(ND) 정부는 지난달 말 그리스를 덮쳤던 화마가 촉발한 비난에 무릎을 꿇었다.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총리는 10월4일 조기 총선을 실시한다고 3일 공식 발표했다. 2011년 9월로 예정됐던 총선이 2년 가까이 앞당겨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신민당은 야당인 사회당(PASOK)의 조기 총선 요구를 거부해왔다. 그리스의 조기 총선 결정은 지난달 말 수도 아테네 북부를 덮친 대형 산불 이후 거세진 비난 여론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정부는 약 5만헥타르에 달하는 숲을 태우며 아테네와 인근 유적을 덮칠 뻔한 산불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마잉주 대만 총통(대통령)도 다음 주쯤 개각을 단행할 예정이라고 홍콩과 대만 신문들이 이날 보도했다. 어우훙롄 외교부장,천자오민 국방부장,쉐샹촨 행정원 비서장 등 지난달 초 대만을 덮친 태풍 '모라꼿' 대처 과정에서 비난이 쏟아졌던 인사들이 개각 대상에 오르내리고 있어 민심 수습용이라는 해석이다.

대만 국민당 정부는 태풍 피해 대처 과정에서 군 병력 늑장 배치,외국 원조 거부 등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며 집권 이후 최대의 정치적 시련기를 맞고 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