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1992년부터 지금까지 10여개의 인공위성을 발사했지만 그동안 발사체와 발사장이 없어 외국 기술에 의존해야 했다. 발사체와 발사장을 갖췄다는 것은 자유롭게 우주를 탐사할 수 있는 진정한 우주 주권을 갖는다는 의미다. 우주로 가는 전초기지인 나로우주센터를 보유한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오는 10월 우주 분야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국제우주대회(IAC)가 대전에서 열린다. 국제우주대회는 우리나라가 나로호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얼마든지 우주개발에 뛰어들 수 있는 당당한 우주 독립국임을 선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2006년 10월 6일 스페인 발렌시아.지금도 국제우주대회의 대전 유치가 결정된 그날의 감동이 생생하다. 2009년 대회 개최지 확정 이틀 전 북핵 문제가 세계 언론에 터졌다. '위험한 나라에서 대회를 개최할 수 있겠느냐'는 여론이 퍼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총회 관계자들을 일일이 만나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지속 가능한 평화와 발전을 위한 우주라는 개념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득했다. 지갑에 있던 1만원 지폐도 한 장씩 선물로 돌렸다. 1만원 지폐에 도안된 혼천의와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보여주며 "최고 고액권에 우주과학에 대한 전통을 담은 도안을 넣은 나라는 코리아가 유일하다"면서 한 장씩 선물로 건넸다. 그러고 나서 투표를 했는데,대전이 상하이와 프라하를 이긴 것이다.
대전 국제우주대회는 미국 러시아 일본 등 우주산업 강국들을 포함해 60여개국 3000여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일본 우주청(JAXA) 등 전 세계의 우주 관련 기관이나 글로벌 기업이 망라됐다. 대전 국제우주대회는 우리나라가 세계 우주산업 시장을 향해 본격적인 도전에 나서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소형 인공위성,세계 최고의 첨단 정보기술(IT) 등 우리의 강점을 전 세계에 뽐내며 대한민국이 우주산업 발전을 위한 최고의 동반자임을 과시하게 될 것이다.
2009년 10월 대한민국 과학수도 대전에서 우주가 열리는 그날,세계 우주 강국 도약을 위한 대한민국의 꿈이,우주산업 메카를 향한 과학도시 대전의 위대한 도전이 다시 시작될 것이다.
박성효 <국제우주대회 조직위원장·대전광역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