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노동부 장관 내정자는 "중차대한 노동 관련 현안이 많아 어깨가 무겁다"고 장관 내정 소감을 밝혔다. 임 내정자는 "청와대로부터 입각 제의가 있을 때부터 '내가 가장 힘들고 고된 일을 맡겠다'고 얘기했다"며 "노동 분야는 비정규직과 복수노조 허용,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문제 등 하반기에 숱한 현안들이 몰려 있는 분야이고,매끄러운 처리를 필요로 하는 곳인 만큼 일방통행보다는 각계 각층 총의를 모아서 협의점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한 노사문화 정착'을 최대 정책목표로 제시했다.

임 내정자는 정통 경제관료 출신의 3선 중진 의원이다. 경동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재무부 관세국과 재무정책국,청와대 금융담당 행정관 등 재정 · 세정 · 금융 분야를 두루 거쳤으며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선 '당중심 모임'에 참여해 중립을 표방했으나 경선 이후 대선후보 및 당선인 비서실장에 발탁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떠올랐다.

16대 총선(성남 분당을)에서 당선돼 정치권에 입문한 뒤 전문성과 정세분석력 등을 인정받아 2002년 대선 때는 이회창 후보의 경제 브레인으로 활동했고 최병렬 대표 시절엔 대표 비서실장을 맡았다. 17대 국회 들어서는 대변인,원내 수석부대표,여의도연구소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고,18대 국회에서는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을 맡아 'MB 개혁법안' 처리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하반기 최대 현안의 하나로 노사관계 선진화를 꼽고 있다"며 "임 내정자는 화려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묵직한 추진력과 신중한 성격으로 관련 현안들을 처리해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는 것이 이 대통령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고위 관계자는 "노동 관련 업무 경험이 적지만 현안을 꿰뚫고 있고 복잡한 이슈를 어떤 방향으로 풀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확실한 정책을 가지고 있다"며 "청와대 및 다른 경제 관련 부처들과의 조율을 무리없이 이뤄낼 역량을 갖추고 있는 데다 포용력이 있어 노조단체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동계도 임 내정자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한국노총은 이날 "노사관계는 결코 '법과 원칙'만으로 풀어나갈 수 없다는 점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의 조정자 역할을 해온 정치인 출신의 장관 기용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며 "임태희 의원은 한나라당의 정책위 의장을 역임하는 동안 한국노총과의 정책협의 과정에서 합리적인 면모를 보여 긍정적으로 평가받아온 만큼 노사정 관계를 새롭게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익현 한나라당 고문의 사위로 부인 권혜정씨(48)와 2녀.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