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펀드 환매가 급증하는 속에서도 삼성그룹주 등 유망 대형주를 많이 편입하는 주식형펀드는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해외 펀드 중에선 원자재펀드가 호조다.

전문가들은 기존 펀드들이 수익을 내기 시작하자 투자자들이 일단 차익을 실현한 후 부분적으로 유망한 펀드로 갈아타는 '펀드 리모델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주식형펀드는 작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월간으로 최대인 1조1429억원이 빠져나갔다. 이로써 지난 4월 이후 5개월 연속 자금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 주식형펀드에서도 지난달 3050억원이 흘러나가 두 달 연속 자금이 이탈했다.

이처럼 환매가 지속되고 있지만 블루칩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투자자금이 새로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투신의 '삼성그룹밸류인덱스'에는 2400억원(A · C형 합계)이 넘는 자금이 순유입됐고 '한국투자 삼성그룹적립식2(C)''트러스톤칭기스칸A''KB코리아엘리트20C''신한BNPP탑스밸류1C' 등에도 300억원 이상이 들어왔다.

해외 주식형에서는 중국 및 러시아 투자 펀드와 원자재펀드들이 잘 나가고 있다. 'JP모간러시아A'(2362억원)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3C'(1185억원) '블랙록월드광업주HA'(1162억원) 등은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JP모간천연자원A''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법인전용1I''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1A' 등에도 500억원 이상 순유입됐다.

배성진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국내에선 그룹주펀드와 대형주 비중이 높은 펀드로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며 "신규 펀드인 삼성그룹밸류인덱스를 빼면 대부분 좋은 성과가 검증된 펀드들이란 점이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오대정 대우증권 WM리서치팀장은 "해외 펀드 중에선 중국 · 러시아 원자재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환매한 자금 일부를 국내외 유망 펀드에 재투자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배 수석연구원은 "자금 유입액 상위권 펀드를 보면 투자자들이 블루칩과 유망 자산을 편입하는 펀드로 옮겨가고 있는 흐름이 감지된다"며 "글로벌 증시가 올 들어 40~50%씩 상승한 상황이어서 펀드 간 투자자금 배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경제신문은 삼성증권과 공동으로 3일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7개 도시에서 '펀드 리모델링을 위한 투자설명회'(무료)를 개최한다. 홍성용 삼성증권 컨설팅지원팀장은 "이번 설명회는 성공적인 자산 관리를 위한 해법을 제시하는 유익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