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골프(PGA) 챔피언십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에게 역전 우승한 양용은 선수는 26일(현지시간) "메이저 대회 우승 후 위상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며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라운드를 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양용은 선수는 PGA 투어 플레이오프인 '바클레이즈 대회' 출전을 하루 앞둔 이날 뉴저지주 저지시티 리버티내셔널 골프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승 이후 달라진 삶을 진솔하게 밝혔다.

그는 자신의 스폰서인 테일러메이드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를 방문했을 때 인근 킹덤 골프장에서 부시 전 대통령을 만난 일화를 소개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양 선수를 보자 자연스럽게 다가와 축하 인사를 건넨 뒤,최근 양 선수의 고향인 제주도를 방문한 이야기와 이명박 대통령과의 친분 등을 들려줬다고 한다. 30분가량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양 선수가 최근 텍사스주 댈러스로 이사했다는 얘기를 들은 부시 전 대통령은 함께 라운드를 하자고 제의했다.

양 선수는 PGA 챔피언십 우승 후 일약 골프계 스타로 부상했다. 우승 이틀 만에 10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스컵 참여선수로 확정됐다. 프레지던스컵 인터내셔널 팀 주장인 '호주의 백상어' 그레그 노만이 직접 전화를 걸어오기도 했다. 그는 또 "예전에는 사람들이 나를 '초이(Choi · 최경주 선수)'라고 부르며 사인해달라고 했는데 최근에는 '양(Yang)'이라고 불러준다"고 전했다. 프로암 대회가 진행 중인 이날도 양 선수가 경기장을 돌 때는 '비트 타이거(beat Tiger · 타이거를 이긴 사람)'환호가 이어졌고 사인 요청이 폭주했다. 대학을 나오지 못한 양 선수는 현재 고려대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시 우즈를 물리칠 수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우승 전적에 비춰 질 확률이 많지만 욕심부리지 않고 매일 언더파를 기록하기 위해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연습 스윙을 할 때는 "리듬감을 찾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지 시티(뉴저지)=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