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텔레콤은 상반기 증시를 달궜던 녹색성장테마 가운데 하나인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분야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스마트그리드의 핵심기술인 원격검침 서비스를 통해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40억원에 달하는 등 실적 개선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원격검침 서비스는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집에 사람이 없더라도 전력 · 가스 소비량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주가는 지난 6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올 들어 급등세를 보이다 최근 다소 조정을 받고 있지만, 정부의 스마트미터기 형식등록 승인 등 기대되는 호재성 재료가 많아 중 · 장기적으로는 탄탄한 주가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상반기 실적 시장예상치 웃돌아

이 회사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2.4% 늘어난 272억여원,영업이익은 276.8% 증가한 40억여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매출 150억원,영업이익 21억원)를 크게 웃돈다. 특히 상반기 영업이익은 작년 한 해 전체인 45억원에 육박하는 것이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에는 주력제품인 원격검침 시스템의 해외 수출이 효자역할을 했다. 원격검침 시스템의 해외 매출은 상반기 전체 매출의 45%를 차지했다.

누리텔레콤은 스웨덴 예테보리에너지가 예테보리지역 27만2000가구에 도입하는 원격검침시스템 사업을 2007년 수주, 현재 약 92% 정도의 사업을 진척시켰다. 이 사업의 성공적인 진행에 힘입어 이 회사는 인근인 네럼지역 1만5000가구에 공급되는 물량을 최근 수주했다.

지난해에는 GE와 디지털전력량계 제작을 위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최은정 누리텔리콤 IR팀장은 "해외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는 것이 우리 회사가 다른 스마트그리드 관련 업체와 차별되는 부분"이라며 "이를 통해 투자자들의 신뢰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주가 3대 모멘텀

누리텔레콤 주가는 지난 3월 초부터 코스닥시장을 들썩이게 한 녹색바람을 타고 급등세를 타기 시작, 6월12일에는 역사상 최고가인 1만7650원(종가 기준)까지 치솟았다. 3월 초부터 이날까지 수익률은 345%나 됐다.

이후 주가는 조정을 받아 지난 21일에는 1만2700원에 장을 마감해 최고치 대비 28%가량 하락한 상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회사가 지난 1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사업목적에 '신재생에너지'를 추가한 것이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연말까지 몇 가지 호재성 모멘텀을 갖고 있어 재도약이 기대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대되는 모멘텀은 △제주도에 조성되는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참여 여부 △스마트미터기에 대한 정부의 형식등록 승인 △해외 매출 증가세 지속 등으로,주가에 긍정적 방향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해외 시장과 관련,증권업계에서는 4분기에 스페인 수주 등 몇 건의 대형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올해부터 5년 동안 유럽연합(EU) 25개국의 원격검침시스템 시장성장률이 45%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등 스마트그리드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누리텔레콤 주가는 중 · 장기적으로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