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동락] "전통 건축물서 아파트건설 아이디어 떠올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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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향토문화 연구회
금강산ㆍ개성 등 북녘 답사할땐 감격
사물놀이 배우며 우리혼 느끼기도
금강산ㆍ개성 등 북녘 답사할땐 감격
사물놀이 배우며 우리혼 느끼기도
오랜만의 한가한 일요일.일주일간 쌓인 피로를 풀려고 늦게까지 침대 속을 헤매거나,아이들과 아내의 성화에 못이겨 어쩔 수 없이 외출을 해보지만 몸만 피곤한 게 요즘 보통 샐러리맨들의 휴일 표정은 아닐까.
하지만 대림산업 향토문화연구회(이하 대림 향문연) 회원들은 다르다. 1995년 9월 창립된 향문연은 옛 것에서 오늘을 배우고 미래를 풍족하게 하기 위해 바쁜 일상을 쪼개고 있다. 향문연 설립취지는 대림산업의 주업종인 건설업과도 무관하지 않다. 우리 조상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여러 유적들을 둘러보고 배우며 이들 건축물이나 축조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옛사람들이 말했던 온고지신의 미덕을 배우려는 것이다. 갈수록 개방화돼 가는 한국 현대문명의 큰 조류 속에서 향문연은 우리의 전통문화(의 · 식 · 주,사상,의식,종교 등 일상생활과 관련된 모든 것)를 연구대상으로 삼아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첫 답사지였던 안동 하회마을에서부터 땅끝 해남,소설 '토지'의 본고장 하동,가야왕국 창녕,단오의 강릉,한 많은 문경새재,북녘 금강산과 개성 땅,최근에 다녀온 정선까지 한반도 곳곳을 1년에 서너 차례 둘러보고 있다. 때로는 가족도 함께 동참한다.
가장 감명 깊었던 답사 여행은 2005년 금강산,2008년 개성을 찾았을 때였다. 금단의 땅,북한 땅을 밟았다는 데 대해 회원 모두가 감격스러워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회원들이 "언젠가는 개성의 선죽교나 평양 대동강의 모란각도 밟을 날이 올 것"이라고 농담처럼 했던 말이 현실화됐을 때의 그 주체할 수 없는 감격이란….
이처럼 국토의 동서남북을 느긋한 여유와 포용력으로 끌어안으며 우리 혼에 대한 진한 애정을 느끼는 소중한 시간들을 가져왔던 것이다. 또한 어려운 경제 여건을 우리의 힘찬 신명과 땀으로 이겨내기 위해 매주 하루를 정해 퇴근 후 사내강당에서 사물놀이를 배우기도 했다.
"향문연은 옛 문화를 탐구하고 적용할 목적뿐만 아니라 잃어버린 가장의 역할을 찾는 목적도 있습니다. 회사 동아리 중 유일하게 가족의 참여를 권장하고 있어 가족들로부터 인기가 높습니다. " 대림 향문연의 회장이자 초기 창립멤버인 오대규 부장(주택사업 1팀장)은 동호회를 통한 가정과 직장의 연결을 도모하고 화합을 이뤄 궁극적으로는 회사의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향문연은 답사 준비 단계에서는 회원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조를 이뤄 사전 공동조사를 하고 심도있는 토의를 통해 우리의 전통문화와 유물,유적에 대한 안목을 높인다. 답사 진행시에는 답사현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전문가의 안내를 받아 답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그리고 답사 후에는 우리에게 응용 가능한 새 대안을 찾기 위한 토론회를 갖고 온고지신의 미덕을 살리기도 한다.
답사 참가자격은 원칙적으로 회원과 그 가족으로 한정하고 있으며 가끔은 비회원에게도 개방해 향문연을 홍보하기도 한다. 젖먹이 어린아이에서부터 칠순 할머니까지 따라 나서는 향문연의 답사여행은 가족과 회사가 새롭게 맞닿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 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 향문연은 국내 유명 유적지 대신 시 · 군 단위로 좁혀 국토 구석구석을 탐구해 나가고 있다. 답사여행의 깊이가 더해가면 갈수록 우리땅의 신비는 더욱 더 풍성해지고 있다.
요즘 회원들은 9월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제주 사람들의 향토 정취와 문화가 배어있는 올레길 여행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빠른 비행기가 아닌 인천에서 가는 배편 이용,천천히 걷기 등 '아날로그적이며 느림'을 컨셉트로 하고 있어 회원들의 기대가 더 큰 것 같다.
/유영기 향토문화연구회 총무(홍보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