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짧은 시간 내에 안전하고 통증없이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를 치료하는 플라즈마 감압술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년간 척추디스크로 고통받아 왔던 김정길씨(62)는 석 달 전 척추질환 전문 군포병원(경기도 군포시 당동)에서 플라즈마감압술(PDCT · Plasma Disc Coagulation Therapy 또는 플라즈마광응고술)을 받고 20여분 만에 통증이 사라지는 효과를 봤다. 지금 아무런 후유증 없이 걸어다닐 수 있게 된 그는 주위의 디스크 환자들에게 이 치료를 권하고 있을 정도다.

플라즈마감압술은 0.4㎜의 가는 광섬유에서 나오는 미세 플라즈마광(光)으로 문제가 생긴 부위만을 제거하는 시술법이다. 통증을 유발하는 척추추간판(디스크)의 후측방 45도 방향으로 바늘을 꽂고 환부에 플라즈마광을 도달시켜 튀어나온 디스크와 이를 둘러싸고 있는 외곽의 섬유륜을 열로 수축 · 응고시킴으로써 척추신경을 누르는 디스크의 압력을 줄여준다.

이 방법은 기존 레이저 시술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플라즈마광은 직진성이 5% 이하인 데다 에너지의 순간적인 집중성이 강해 디스크 수술에 유리하다. 즉 광섬유 끝에서 2000도의 열을 발산하는 반면 여기서 4㎜ 떨어진 곳은 40도 미만의 열이 미치는 특성을 가져 주변조직에 열손상을 가하지 않고 문제가 생긴 부위만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에 비해 레이저는 직진성이 100%에 가까워 튀어나온 수핵 부위를 정확하게 타깃팅하기 어렵다.

시술할 의사는 활모양으로 휜 방사선 진단기(C-ARM) 속에 들어간 환자의 척추 상태를 관찰하면서 플라즈마광 발사 지점을 선정하므로 정밀한 시술이 가능하다. 이 치료법은 2006년부터 일본에서 스포츠스타를 중심으로 시행됐으며 현재 연간 4000여명에게 적용되고 있다. 군포병원 척추센터 배중한 소장은 지난 2년간 플라즈마 감압술로 250명의 환자를 시술한 결과 심한 디스크로 한 차례 더 시술한 40대 환자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재발과 통증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자의 연령대는 30대 42명(17%),40대 95명(38%),50대 68명(27%),60대 이후 45명(18%) 등이었다.

플라즈마감압술은 등 뒤쪽을 통해 미세 광섬유를 삽입해 치료하기 때문에 통증이 거의 없다. 국소마취를 해 시술 중 의사와 대화도 가능하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아 시술 후 흉터나 후유증도 거의 없다. 플라즈마광의 실제 조사시간 3분을 포함해 총 수술시간은 20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입원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바쁜 직장인들도 부담없이 시술할 수 있다. 환자는 시술 후 나아진 상태를 바로 확인하고 귀가하면 된다. 그러나 이 시술은 모든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레이저나 고주파 등 다른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한 디스크 환자의 경우에만 가능하다.

이 병원 척추센터 배중한 소장은 "레이저 수술은 등 뒤를 상당히 많이 절개하는 데다 열에 의해 디스크 내의 혈관과 척추뼈가 응고되거나 디스크가 자리 잡은 공간(추간강)이 좁아질 위험을 배제할 수 없으며 고주파 수술은 정확도가 떨어지고 시술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고 전기에너지로 디스크를 응고시키는 IDET(Intra Disc Electrothermal Therapy)는 문제 부위에만 선별적으로 열을 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시술들에 비해 플라즈마감압술은 밀려나온 디스크는 물론 이를 둘러싼 섬유륜까지 응고시켜 2차적으로 디스크가 탈출하는 현상까지 방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