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중소벤처기업이 일본 닛산 디젤자동차 계열인 닛산디젤기술연구소(DRD)와 손잡고 배출가스 저감을 비롯한 각종 테스트와 부품 개발 등 자동차 관련 수익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 중소기업이 굴지의 외국 자동차 관련 회사와 공동 수익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이례적이어서 주목 받고 있다.

환경공학기술(ET) 업체인 ㈜포휴먼(대표 이용희)은 19일 경기도 시화공단의 포휴먼 본사를 방문하는 우치다 신노스케 닛산디젤기술연구소 대표이사와 전략적 업무제휴를 체결한다고 17일 밝혔다.

닛산디젤기술연구소는 볼보 닛산 디젤그룹의 한 법인(계열사)으로 일본의 자동차성능검사 공인기관이며 엔진 트랜스 버스 트럭 등 자동차 종합설계회사다.

양사 제휴의 주요 내용은 △자동차(디젤,CNG(천연가스),LPG 상용부분)에 관한 공동사업 추진 △상호 시험 기술 및 설비 노하우 지원 △중대형 트럭 및 버스 배출가스 시험수탁 실시 등이다. 포휴먼이 자동차 관련 각종 테스트와 부품 개발 등에서 국제인증기관이 되도록 닛산디젤연구소가 인력도 파견하고 기술도 적극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닛산디젤기술연구소가 포휴먼과 제휴를 맺게 된 배경은 무엇보다 닛산의 기술제휴로 최근 안산공장에 신축한 자동차성능시험 시설이 기술과 규모 면에서 아시아 최고 수준이기 때문. 기존의 중 · 대형급 차대동력시스템은 구동축(롤러)이 1개인 데 비해 포휴먼이 새로 도입한 시스템은 구동축이 2개다. 대형 트럭이나 버스를 2개의 대형 롤러로 들어올려 중량을 실은 채로 온도와 바람 노면 상태 등을 실제 주행 여건과 동일하게 맞춘 상태에서 자동차 출력과 연비,배출가스 상태 등을 테스트할 수 있는 첨단장비다. 포휴먼은 이 설비를 이용해 배기가스 저감장치 신모델인 'FD1'을 연간 3만대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안산공장(대지 3300㎡,건평 5600㎡)을 최근 준공하고 이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자동차 배기가스 중 인체에 해로운 미세먼지(PM)와 일산화탄소(CO),하이드로카본(HC) 등을 제거하는 장치인 'FD1'은 스테인리스스틸 소재로 제작돼 반영구적이며, 소음기(머플러) 일체형으로 장착도 편리하다. 'FD1'은 특히 지난 3월 일본 정부로부터 닛산 디젤차와 도요타,미쓰비시 등 일본 7개 자동차 33개 모델의 정부보조금 지정 저감장치로 승인 받았다. 3년 전부터 자동차 배기가스를 규제해온 일본은 정부 승인 저감장치를 기존 머플러 대신 장착할 경우 전액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용희 포휴먼 사장은 "기존의 정차 상태 엔진동력 방식의 자동차성능시험은 일본과 유럽 등 선진국이 요구하는 성능테스트로서 신뢰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고 "앞으로 닛산과 공동으로 신차 및 부품 성능테스트와 부품 개발 등 다양한 수익사업을 추진하고 유럽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1989년 창업해 2002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포휴먼은 배기가스 저감장치의 일본 수출과 환차익 등에 힘입어 계열사를 통틀어 지난해 약 530억원의 매출에 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안산=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