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방은행 줄파산‥'콜로니얼뱅크' 문 닫아
미국 부동산 붐을 타고 고속 성장했던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소재 대형 지방은행인 콜로니얼뱅크가 파산했다. 콜로니얼뱅크의 자산은 250억달러 규모로,지난해 미 최대 저축은행이었던 워싱턴뮤추얼과 인디맥의 파산 이후 가장 큰 규모(미 역사상 여섯 번째)의 은행 파산이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14일 콜로니얼뱅크를 폐쇄하고 예금 자산과 대부분의 지점을 노스캐롤라이나 지방은행인 BB&T에 넘겼다고 밝혔다. BB&T는 콜로니얼뱅크 인수로 미국 내 예금 자산 기준 8위 은행으로 부상하게 됐다. BB&T는 자산 1520억달러 규모로 11개주에서 영업하고 있다.

346개의 지점을 둔 콜로니얼뱅크의 파산은 플로리다 등지에서 공격적으로 부동산대출에 나서면서 부실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들어 법무부로부터 회계부정 혐의로 조사를 받으면서 외부 자금 확충 길이 막힌 것도 파산을 앞당긴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은행은 작년 12월 3억달러의 자본을 확충하는 조건으로 재무부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으로부터 5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았으나 민간자본 확충에 실패했다.

FDIC는 BB&T에 넘긴 220억달러의 자산 중 150억달러에 대해서는 잠재손실을 분담키로 했다. 시장에서는 콜로니얼뱅크의 파산으로 FDIC가 28억달러의 예금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FDIC의 3월 말 기준 예금보험기금 잔액은 130억달러에 불과해 은행 파산이 늘어날 경우 보험금 부족 현상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FDIC는 지난 주말 콜로니얼과 함께 네바다주의 커뮤니티뱅크오브네바다,애리조나주의 커뮤니티뱅크오브애리조나,유니언뱅크 등 3곳을 추가로 폐쇄했다. 또 제2 금융권 감독기구인 저축은행감독청(OTS)은 피츠버그의 소규모 저축은행인 두웰링 하우스 세이빙스 앤드 론 어소시에이션 자산 대부분을 PNC 파이낸셜 서비스그룹에 매각했다. 이로써 올 들어 미국 은행 파산 건수는 7월 이후에만 32건에 이르는 등 모두 77건으로 늘어났다. 이는 1992년 저축 · 대부조합(S&L) 무더기 파산 이후 최대 수준이다.

부실 증가로 지방은행 파산이 줄을 잇자 연방정부와 금융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상업용 모기지 부실 증가 등으로 앞으로 상당수 지방은행이 더 문을 닫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무부에서는 부실 규모가 큰 지방은행의 부실자산만을 떼내 별도로 관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부실자산으로 출범하는 가교 금융사는 FDIC의 보증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