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휘발유 1ℓ로 무려 98㎞를 달릴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했다고 공식 발표해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보레 볼트'로 이름 붙여진 이 차는 지금까지 시판된 차량중 가장 연비가 뛰어난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ℓ당 20㎞)에 비해 5배 가까이 높은 연비를 자랑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특히 기존 하이브리드 자동차들이 가솔린을 주동력으로 삼고 배터리는 보조수단으로 이용하는 반면 볼트는 주동력이 전기모터와 배터리이고 가솔린 엔진은 보조장치로 사용한다는 점도 관심거리다. 기존 하이브리드카보다 연비는 좋아지고 배기가스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반 가정에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췄다. LG화학의 배터리가 볼트에 장착된다는 점도 우리가 주목해볼 만한 일이다. 볼트는 일본차 메이커들이 선점하고 있는 친환경자동차 시장에 돌풍을 몰고와 전기차 개발경쟁을 가열(加熱)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볼트가 상용화에 성공할지는 아직 불확실한 점이 많다. ℓ당 100㎞에 육박하는 연비를 지속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지와 배터리 성능 유지, 상대적으로 오래 걸리는 충전시간,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 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비싼 가격도 걸림돌이다. 세금 혜택 등으로 가격인하 요인이 있다고는 하지만 약 4만달러에 달하는 가격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트는 파산보호를 통해 거듭 태어난 GM이 자동차 업계 패권을 되찾기 위해 준비한 야심작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가솔린 자동차에서 쓰라린 패배를 맞본 GM이 볼트를 통해 친환경차 시장에서 부활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볼트는 기존 하이브리드카와 완전한 전기차의 중간단계 자동차라는 점에서 특히 향후 시장반응을 눈여겨볼 만하다. 차제에 이 분야 초보단계에 머물고 있는 한국 자동차업체들 역시 점점 치열해지는 친환경자동차 분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