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무급휴직 및 분사 대상자 선별작업에 착수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구조조정을 전제로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휴직 대상자 선정 기준을 놓고 노사 양측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어 또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지 주목된다.

◆휴직 대상자수 놓고 '신경전'

정리해고 대상자 974명 중 무급휴직 또는 영업직 전환을 통해 회사에 남을 수 있는 사람은 468명(48%) 정도라는 게 쌍용차의 설명이다. 영업직 전환이 100명 선이란 점을 감안하면,368명 정도는 무급휴직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휴직자들은 1년 경과 후 생산량에 따라 순차적으로 복직하며,4대 보험료와 퇴직금 등의 혜택도 유지된다.

다만 지난 6일 노사협상 타결 이전에 농성장을 떠난 사람 중 220여 명이 이미 무급휴직을 선택했기 때문에,'마지막 농성자' 640여 명 중 최대 140~150명 정도가 휴직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류재완 인사 · 노무담당 상무는 "농성장을 미리 빠져나온 사람에게 우선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노조 집행부가 전원 구속됐기 때문에 회사 측이 개별 면담과 인사 고과에 따라 휴직 대상자를 일괄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쌍용차 노조의 상급단체인 금속노조는 홈페이지에 띄운 성명서에서 "정리해고 대상자 기준은 974명이 아니라 끝까지 농성장에 남아있던 640여 명"이라며 "향후 실무교섭을 통해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640여 명의 48%(307명)가 고용유지 대상이고,이 중 200여 명이 휴직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회사 측은 "금속노조는 이 문제로 쌍용차 측과 협상을 할 자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도장 2공장 빼고 공장 재가동

쌍용차 직원 1000여 명은 주말인 지난 8일과 9일에도 평택공장으로 출근,정리작업과 함께 생산라인을 점검했다. 당초 이달 말부터 정상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봤지만,오는 12일부터 프레스,조립,도장1공장을 먼저 돌리기로 했다. 최상진 재무 · 기획담당 상무는 "생산재개 시점이 얼마나 빨라지느냐에 회사의 사활이 걸려있다"며 "12일부터 훼손이 심각한 도장2공장을 빼놓고 나머지 공장의 가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오는 9월15일 법원에 제출할 예정인 회생계획안 작성에도 착수했다. 법원은 이 계획안을 검토하면서 △청산가치가 보장되는지 △변제순서가 형평성에 맞는지 △수행 가능한 계획인지 등을 따지게 된다.

앞서 삼일회계법인이 발표한 조사보고서에는 쌍용차의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3890억원 높았지만,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의미가 없어졌다는 지적이다.

판매 정상화와 제3자 매각 가능성도 온 나라를 뒤흔들었던 노조의 과격한 행동으로 단기간내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