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4일(현지시간) 불공정 매매 논란을 낳은 초고속 매매 프로그램인 '하이 프리퀀시 트레이딩(HFT)'을 이른 시일 내에 금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명 '플래시 트레이딩'으로 불리는 HFT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 투자자들의 주문 상황을 파악해 순식간에 주문을 내거나 취소해 이익을 챙긴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메리 샤피로 SEC 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SEC 실무자들에게 플래시 트레이딩이 야기시킬 수 있는 불공정 문제를 시정할 수 있도록 규제 방안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미국 증권시장에 등록된 2만여 기관 중 플래시 트레이딩을 하는 곳은 2%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를 통한 주문 건수는 전체의 70%가량을 차지한다.

월가에서는 플래시 트레이딩이 금지되면 그동안 이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챙긴 골드만삭스 등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