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중국의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 보도했다.FT가 미국 캘리포니아주지사인 슈워제네거에 비유한 인물은 중국 광둥성의 1인자인 왕양 당서기(54).

FT는 캘리포니아처럼 혁신적이고 역동적인 경제의 산실인 광둥성도 역시 금융위기의 영향권에 들어섰다며 (재정 비상사태를 선포할만큼 위기에 처한) 슈워제너거는 왕 서기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지난해 중국 전체 수출의 28%와 국내총생산(GDP)의 12.5%를 차지한 광둥성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려왔다.

왕 서기는 광둥성을 농촌에서 경제기관차로 변모시킨 노동집약형 제조업을 친환경적인 첨단산업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힘쓰고 있다.왕 서기는 “정부가 늘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일을 할 수 있게 해준 글로벌금융위기에 고마워하고 있다”고 까지 말한다.위기를 산업구조조정 기회로 보고 있는 것이다.쿠웨이트와 합작으로 정유사를 세우는 50억달러 프로젝트가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았음에도 최근 환경문제로 주민 반발이 거세지자 광둥성내 다른 지역으로 이전키로 결정한 것도 왕 서기의 친환경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다.그의 업그레이드 노력이 외국자본에 먹혀든 때문인지 올 상반기 광둥성 외자유치는 97억달러로 전년 동기비 0.2% 증가했다.중국 외자유치가 같은 기간 17.9%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중국 31개 성과 시의 당서기 가운데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정치국원을 겸하고 있는 2명중 한명인 왕 서기는 안후이성 출신으로 광둥성의 토호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내려보낸 최측근이다.시진핑 국가부주석 및 왕치산 부총리 등과 함께 후 주석 이후 5세대 지도부에 들어갈 유력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