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전망치를 크게 웃돌면서 경제 회복세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2분기 성장률도 플러스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되는 등 미국과 일본 경제가 오랜 침체의 터널을 거의 통과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재고 급감… 하반기 탄력 회복 기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로 급격히 위축됐던 미국 경제가 2분기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하반기 미국 경제가 탄력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2분기까지 과도하게 재고를 줄인 기업들이 3분기부터 생산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래리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2일 NBC방송의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미국 경제가 올 하반기엔 성장을 재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전 의장도 이날 ABC방송의 '디스 위크'에서 경기하강의 끝이 가까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의 하반기 경제전망을 잇달아 상향조정하고 있다. JP모건의 브루스 캐스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 상무부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발표 직후 내놓은 보고서에서 3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이 2년 만에 최고인 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를 0.5%포인트 상향한 것이다.

도이체방크의 조지프 라보그나 미국 경제 담당 이코노미스트도 올 하반기 미국 경제 평균 성장률을 기존 0.5%에서 2.25%로 높였다. 그는 성장률 전망치를 높인 대표적 근거로 그동안 줄곧 재고를 줄여온 기업들이 경기 회복에 대비해 생산활동을 늘릴 것이란 점을 꼽았다. 2분기 미 기업들의 재고 감소는 1411억달러에 달했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의 딘 마키 이코노미스트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가 마침내 마침표를 찍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물론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실업자 증가와 주택 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소비 위축이 지속되면 기업들도 계속 보수적으로 생산활동을 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골드만삭스의 에드워드 맥켈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소비자들이 고용시장이 안정되고 소득이 증가세로 돌아설 때까지 지갑을 열지 않으면 미국 경제는 매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들은 있지만 확고한 회복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경제 2분기 플러스로 돌아선 듯

일본의 경제전문기관들은 1분기(1~3월) 연율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14.2%까지 떨어졌던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2분기엔 4.2%의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선 것으로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3개 민간 경제연구소를 대상으로 2분기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일 보도했다. 지난해 가을 미국의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2차대전 후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경기하락세가 바닥을 탈출한 것으로 본 셈이다.

부문별로는 설비투자와 주택투자는 여전히 감소세를 면치 못하지만,정부 투자와 수출이 경기회복을 주도한 것으로 전망됐다. 2분기 중 수출은 전분기 대비 8.9% 증가해 가장 두드러지게 반등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의 수출은 작년 4분기 14.7% 감소,올 1분기 26.0% 감소하는 등 크게 위축됐었다.

뉴욕=이익원/도쿄=차병석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