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공장이 있는 평택은 29일 민주노총의 불법 폭력시위로 4일 만에 또다시 몸살을 앓았다. 날아드는 보도블록 때문에 귀가하던 시민과 학생들이 두려움에 떨었으며 시위대의 도로 점거로 시내 교통이 마비됐다.

민주노총 조합원 등 4000여명(경찰 추산 2000여명)은 이날 오후 3시 공장에서 2㎞ 떨어진 평택시 '법원삼거리'에서 25일에 이어 또다시 쌍용차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불법 집회를 가졌다. 쌍용차 노조와 경찰이 열흘째 대치하고 있는 이날 민주노총은 경찰의 집회 불허에도 불구하고 집회를 강행해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평택시민들은 지난 25일에 이어 또다시 폭력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서둘러 집으로 피신했다. 집회 장소 옆 논에서 잡초를 뽑던 박모씨(45)는 "외부인들의 개입이 너무 큰 것 아니냐"며 "이게 오히려 평택 민심 등 국민이 쌍용차노조에 등을 돌리는 이유라는 것을 왜 모르느냐"고 반문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공장 1㎞ 앞에서 막았지만 시위대가 물러서지 않자 오후 4시50분께 물대포로 강제 진압을 시작했다. 경찰은 4일 전에 4시간여 동안 평택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쳤던 점을 고려해 빠른 속도로 진압에 나섰다. 시위대는 보도블록 등을 던지며 집단으로 급작스럽게 이동해 도로를 달리던 차들이 방향을 바꾸느라 우왕좌왕 하는 등 위험한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한편 경기지방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쌍용차 파업사태 중간 수사브리핑'을 갖고 불법 행위자를 '자진 이탈자'와 '끝까지 농성에 참여하는 자'로 나눠 사법처리키로 하고 끝까지 농성하는 경우엔 단순 가담자까지 '전원 구속'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평택=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