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기업들의 2분기 '깜짝실적'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 집계에서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도는 매출 및 영업이익을 올린 데 이어,어제 현대건설은 상반기중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9% 증가한 4조6402억원의 사상최대 매출실적을 내놓았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불황(不況)의 골이 어느 때보다 깊은 여건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호실적에 힘입어 증권시장 코스피지수가 1500선을 넘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이들 대기업의 실적개선은 경기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을 높여주기에 충분하다.

이런 실적은 그동안의 원화약세에 따른 환율효과와 내부적인 비용절감에 힘입은 바 크지만,무엇보다 국내 기업들이 불황에 적극 대응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등 해외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역점을 둔 전략이 주효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휴대폰 시장에서 세계 1위인 노키아를 바짝 뒤쫓고,현대자동차의 경우 미국 GM 일본 도요타 등의 심한 판매부진과는 달리,상반기중 사상 처음으로 세계시장 점유율 5%를 돌파(突破)한 것이 그 성과다.

그럼에도 앞으로 이 같은 실적호조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장여건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경기선행지수 반등,소비재 주문 증가 등 지표 호전과 기대 이상의 기업실적 등으로 경기회복의 청신호가 켜지고는 있지만 아직 바닥을 확인하기는 어렵고,중국 내수부양책 효과의 지속 여부도 낙관할 수 없는 상태다. 특히 환율이 언제 원화강세로 돌아설지,석유 등 원자재값 변동성이 커지는 것도 부담이다.

그런 만큼 우리 기업들은 더 허리띠를 졸라매고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는 한편 공격경영의 고삐를 죄지 않으면 안된다. 그동안 구조조정에 집중했던 해외 경쟁 기업들이 앞으로는 본격적인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그렇다. 보다 과감한 투자와 마케팅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것이 우리 경제의 회복을 앞당기는 지름길임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