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맡긴 돈 87억원을 빼돌려 복권 구매와 유흥비 등으로 탕진한 서울 광진구 모 새마을금고 지점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최근 김모씨(45)를 붙잡아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지점장으로 근무했던 김씨는 2000년부터 연 12% 수익률의 정기예금 우대상품에 가입시켜 주겠다고 꾀어 박모(66)씨 등 고객 9명에게서 87억원을 유치해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김씨는 고객이 맡긴 돈을 새마을금고에 예치하지 않고 자기 계좌에 입금하고 나서 일부를 '이자' 명목으로 되돌려 주는 수법으로 고객들을 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빼돌린 돈 중 35억원은 이자 형태로 지급됐고 나머지 52억 중 40억은 스포츠토토 등 복권 구매에, 12억은 유흥비와 주식투자 등으로 모두 날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이 기간 복권 구매에 하루 1000만원이 넘는 돈을 쓰기도 했다면서 복권 중독으로 목돈이 필요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