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소설 붐에 이어 온라인 문학웹진들이 잇따라 창간되면서 인터넷이 문학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인터넷서점 예스24와 문학동네,생각의나무,세계사,위즈덤하우스,자음과모음,창비,한겨레출판 등 7개 출판사는 공동으로 문화웹진 '나비'(www.nabeeya.net)를 창간해 21일부터 누리꾼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웅진씽크빅의 문학 출판사 뿔과 인터넷서점 알라딘도 '문학웹진 뿔'(blog.aladdin.co.kr/ppul)을 만들어 15일부터 시범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학사이트가 제공하는 '문장 웹진'이 있었지만 출판사들과 인터넷서점이 나서 문학웹진을 꾸리는 건 처음이다.

이런 문학계의 움직임은 인터넷 공간을 문학의 장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시도로 풀이된다. 2007년 소설가 박범신씨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촐라체》를 연재한 후 포털사이트,인터넷서점,인터넷 독자 커뮤니티 등 다양한 인터넷 공간에서 연재소설 붐이 일었다.

강영숙,공선옥,공지영,김경욱,김훈,박민규,백영옥,신경숙,이기호,전경린,전아리,정이현,정도상,황석영씨 등이 동참했으며 해외 작가인 파울로 코엘료의 신작도 연재됐다. 포털사이트 다음은 '문학속세상'에서 에세이와 시까지 다루면서 인터넷에서 다루는 문학 장르의 지평을 넓히기도 했다.

문학웹진의 잇단 창간은 이미 존재했던 인터넷 공간에서 소설을 연재하고 독자들이 수동적으로 답글을 다는 형식에서 벗어나 독립된 인터넷 문학공간을 만들어내려는 움직임이다.

소설 뿐 아니라 시 등 여러 문학 장르를 담아내며 독자들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 내겠다는 구상이다.

문화웹진 '나비'의 경우 김선우,김도언,정수현씨가 연재하는 장편소설과 편집위원들이 선정한 이달의 시인을 만날 수 있는 '문학 온라인 코너'뿐 아니라 누리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나는 나비 2.0' 공간을 만들었다. '나는 나비 2.0'에서 누리꾼들은 자유롭게 짧은 소설,책이나 영화 등의 비평 등을 올릴 수 있다.

이에 대해 문화웹진 '나비'의 공동편집인을 맡고 있는 도정일씨는 "기성 작가들의 공간인 '문학 온라인 코너'와 누리꾼들의 공간인 '나는 나비 2.0'이 웹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같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박경철,성기완씨 등의 칼럼도 연재할 예정이다.

'문학웹진 뿔' 또한 구효서,오현종,이제하씨의 장편소설과 단편소설,해외 문학,시 등을 연재하고 있다. '문학웹진 뿔' 측은 "향후 장르문학과 SF문학에까지 외연을 넓힐 계획"이라며 "알라딘 창작 블로그를 통해 아마추어 저자들과 인터넷 독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병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