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폐렴으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병세가 한 때 급속히 악화돼 인공호흡기가 부착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은 16일 오후 3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종합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김 전 대통령이 오늘 새벽 한 때 호흡 곤란을 겪었다"며 "바로 인공 호흡기를 부착했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어제 밤부터 김 전 대통령의 호흡이 가빠진 뒤 산소포화도가 86%까지 떨어져 오늘 오전 3시쯤 인공호흡기를 부착했다"며 "현재 의식은 있는 상태이고 맥박과 호흡, 체온 등의 건강 수치도 큰 변동 없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산소포화도'란 혈액 속 헤모글로빈에 포함된 산소 비율로 통상 95% 이상을 정상 범주로 본다.

박 원장은 또 "김 전 대통령은 현재 안정제를 이용해 안정을 취하고 있다"면서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상태가 좋아지고 폐렴 증세가 나아지면 호흡기를 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호흡기 부착 전 의식이 있었지만 의료진 측은 호흡기를 달기 위해 김 전 대통령에게 진정제를 투여했으며, 현재는 수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양공급은 코에 연결된 호스를 통해서 하고 있으며 신장 투석도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전 대통령은 감기 기운과 미열 때문에 지난 13일 입원해 정밀 검진을 받았고 전날에는 폐렴 증상이 발견돼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 왔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05년에도 두 차례 폐렴 증세로 입원한 바 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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