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이 상승 행진을 멈추고 6거래일 만에 하락 반전했다.

14일 오후 2시37분 현재 제일기획은 전날보다 2.14% 내린 25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제일기획은 장중 26만10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지만 곧 약세로 돌아섰다.

이날 주가는 올해 저점인 13만4500원과 비교해 86%가량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동안 코스피지수가 약 40% 오른 것을 감안하면 시장수익률을 큰 폭으로 웃도는 수치다.

증시 전문가들은 제일기획에 대해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실적 안정성이 돋보인다는 점에서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2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웃돈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고,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다는 설명이다.

손윤경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 추정치와 달리 전년 동기와 비슷하거나 웃도는 수준을 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주가 강세는 실적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는 과정으로,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제일기획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 평균치는 각각 1355억원, 98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6.4%, 10.1% 감소한 수치다.

또한 하반기 경기 회복 기대와 함께 '삼성전자 효과'가 최근 주가 상승에 일조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최근 제일기획의 가장 큰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2분기에 예상을 크게 상회한 실적 전망치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호실적을 바탕으로 마케팅비를 확대하면 제일기획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승호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상반기에 우수한 수준의 실적을 거뒀고, 이 같은 요인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부터 제일기획의 실적 반등이 시작될 전망"이라며 "제일기획의 주가가 홀수년도에 보다 호조를 보이는 특징이 있고, 실적 등을 감안하면 주가수익률이 올해도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창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의 경우 "하반기 경기가 상반기 대비 나아지면서 광고 시장 업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이끌고 있다"며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간다고 가정해도 제일기획은 실적 안정성이 돋보이며 시장 대비 초과수익을 내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내년에는 밴쿠버 동계 올림픽, 남아공 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들이 열릴 예정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마케팅 활동이 보다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간광고 허용, 민영 미디어렙 도입 등 방송광고 관련 규제 완화 이슈도 긍정적인 투자 포인트로 꼽혔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