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너먼트 우승자 의상이 판매고 좌지우지

골프는 아주 미세한 변화에도 쉽게 스코어가 변하는 변덕스런 운동이지만, 유명 선수의 골프 의상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이번주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턴베리 골프코스에서 열리는 브리티시오픈에 출전하는 타이거 우즈는 1라운드인 16일에는 남색 줄무늬 셔츠와 흰색 바지를 입을 예정이며, 다음날에는 밝은 산홋빛 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토요일에는 어깨 부분에만 줄무늬가 있는 흰색 셔츠와 회색 바지, 마지막날인 일요일에는 붉은색 마름모 무늬 셔츠와 검정 바지를 입는다.

우즈의 스폰서 회사인 나이키는 그가 이 대회에서 입게될 의상 디자인 회의를 17개월전에 처음 열었고, 이번주 그의 브리티시 오픈 출전에 맞춰 그가 입는 옷들을 전세계 모든 영업점 선반에 진열할 계획이다.

우즈 뿐 아니라 세르히오 가르시아나 케니 페리, 앤서니 김, 루거스 글로버 등 유명 선수들도 오래전에 각 소속사에서 디자인 회의를 거친 옷들을 입고 출전하게 된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 이른바 골프 마케팅을 소개하면서 골프의류 시장이 얼마나 큰지는 아직 정확한 통계가 잡히지 않고 있지만, 골프 장비 시장이 40억-50억 달러에 이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그에 필적할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명 선수들이 자신의 소속사 의상을 입고 경기에 출전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부터다.

그러나 당시에는 소속사에서 옷 상자를 건네주면 고마운 마음에 입는 정도였다면, PGA 대회가 한 번에 수백만 달러의 상금이 걸린 빅 이벤트로 자리잡아 가고 우승자는 전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유명선수의 옷과 모자에 새겨진 회사 로고는 엄청난 효과를 지닌 움직이는 광고판이 된 것이다.

아디다스 골프의 의류담당 총괄국장인 티스 데이헌은 NYT에 "PGA 결승라운드가 열리는 매주 일요일 오후에 우승자가 입는 옷은 10%의 판매 상승을 불러오는 효과가 있다"며 "경기 결과가 나온뒤 소매업자들은 본사에 전화를 걸거나 인터넷 망을 통해 고객들의 수요에 따라 제품을 주문 한다"고 말했다.

특히 브리티시 오픈, US오픈, 마스터스, PGA 챔피언십 등 4대 메이저 대회 경기 결과는 골프 의류 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낳기 때문에 각 회사들은 최소한 1년전에 디자인 회의를 열어 소속사 유명 선수에 맞는 의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