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석도 안 되는 중소규모 공연장이 '알짜'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클래식 영재를 위한 공연,소규모 오페라 무대,해설이 있는 음악회 등 기획력이 돋보이는 공연들이 작은 공연장의 울림을 더욱 크게 한다.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빌딩 3층에 위치한 금호아트홀은 390석 규모로 1년에 300여 공연이 무대에 오르는 전통 클래식 공연장이다. 이 공연장은 강동석,김대진,외르크 데무스,하인츠 홀리거 등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들로 꾸며지는 '아름다운 목요일 시리즈'로 실내악 공연 명소가 됐다. 7월에는 '금호아트홀 라이징 스타 시리즈'로 '아름다운 목요일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 16일에는 피아니스트 김규연,23일에는 바이올리스트 조진주 등이 목요일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3월에는 국내 최초의 공연장 상주 실내악단 '금호아트홀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가 창단돼 국내 실내악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이 공연장에서는 어린 예술가들의 연주를 들을 수 있다. 매주 토요일 개최되는 '금호 영재(14세 미만) 콘서트 시리즈'와 '금호 영 아티스트(15세 이상) 콘서트 시리즈'를 통해 손열음,김선욱,권혁주 등 음악 영재들이 발굴되고 성장해왔다.

서울 부암동에 있는 부암아트홀에서는 작은 오페라를 만날 수 있다. 160여석 규모에 맞는 소규모 오페라를 소개하는 '2009 부암아트 살롱오페라 페스티벌'이 지난 4월부터 격월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8월에는 오페라극장의 이면을 풍자한 모차르트의 '극장지배인',모차르트의 독살설을 묘사한 림스키코르사코프의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무대에 오른다. 10월에는 메노티의 '전화',플랑의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

51석 규모로 연주자의 작은 숨소리까지 들리는 서울 대치동의 마리아 칼라스홀에서는 '해설이 있는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14일 '크로스오버 콘서트'에서는 록그룹 넥스트의 키보디스트 지현수,바리톤 최종우,뮤지컬 배우 우금지가 장르를 넘나드는 무대를 선보이는 데 이어 《오페라를 읽어주는 남자》의 저자 김학민의 해설이 더해진다. 18일에는 팝페라 테너 박완과 뮤지컬 배우들의 '오페라의 유령' 갈라 콘서트와 음악 칼럼니스트 정지훈의 해설로 꾸며지는 등 해설을 곁들인 공연이 계속된다.

서울 강남역 부근의 LIG아트홀은 기획공연 '뮤직 레시피'로 다양한 장르의 실험적인 음악을 소개해왔다. 23일부터 25일까지는 연극,뮤지컬 음악 작곡가들의 '스테이지 모놀로그'라는 공연이 펼쳐진다. 지난해에 이어 '작곡가 시리즈'의 두 번째 무대로 연극 '바보각시','오구'의 작곡가 최우정과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퀴즈쇼'의 작곡가 노선락이 시간이라는 주제 아래 자신들의 대표곡과 신곡을 선보인다. 30일과 8월1일 양일간에는 국내 모던록의 문을 열었던 록그룹 유엔미블루가 10년 만에 무대에 선다. 이 공연장은 157석의 규모에다 관객석 첫 줄 바로 앞에 무대가 있기 때문에 관객이 공연과 더욱 긴밀하게 교감할 수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