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13일 외국인과 기관의 팔자에 급락하며 1400선 아래로 미끄러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국내 증시의 급락에 대해 "최근 국내 증시가 디커플링(차별화)되는 모습이었지만 글로벌 증시의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하락했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이날 1400포인트 밑으로 내려갔지만 지난주에 이미 미국, 유럽 증시가 급락하는 전조가 있었다"며 "지난달 중순을 지나면서 기존 경기 회복 전망에 오류가 있다는 우려로 한국, 중국, 대만을 제외한 전 세계 증시가 약세를 나타냈고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 증시가 계속 견딘다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주가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된 상황에서 경기 회복 전망에 대해 긴가민가하던 국내 투자심리가 우려로 급격하게 돌아서면서 급락을 유도했다는 분석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연간 고점이 나올 정도로 좋았던 반면 한국 증시를 빼고 다른 증시들은 1.5~2% 가량 빠졌고 미국은 4주 연속 하락했다"며 "디커플링은 오래 갈 수 없기 때문에 글로벌 증시의 약세흐름에 동참하는 걸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조정은 예견된 조정이었다는 설명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증시 안팎의 불안으로 국내 증시의 디커플링이 지속되기 힘들 것"이라며 "아직 미국 경제가 안정되지 못한데다 중국이 상반기와 같은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서기 부담스러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우 센터장은 코스피 지수가 앞으로도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센터장은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사전 공시로 시장이 예상했던 영업이익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를 발표, 실적 발표 효과의 김을 새게 만들었다"면서 "시장의 기준이 너무 높아져 불리한 여건에 들어갔고, 주가가 충분히 내려가지 않는 이상 어닝 효과가 작동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기존 1360∼1440포인트 박스권 내에서 하단을 향해 가고 있다"면서 "다만 앞으로의 주가 흐름 향방은 이미 선제적으 로 하락했던 세계증시의 흐름이 어떻게 가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김세중 팀장은 "게다가 삼성전자가 깜짝실적을 예고하 이후 실적개선 기대감이 상당부부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추정치 만큼 나오는지, 3분기 이후 실적이 어떻게 예상되는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반면 강현철 팀장은 이번 조정 이후 주가 수준이 한단계 레벨업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강 팀장은 "미국 증시가 전저점을 형성하고 있고 박스권 하단에 있어, 크게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대기자금이 풍부하기 때문에 1400선에서 지지선이 형성되면서 다시 한번 레벨업되는 모습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개인이나 기관은 하반기를 겨냥하면 주가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형석 / 문정현 / 오정민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