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발생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사이버 테러는 김일성 사망 15주기를 맞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3남 정운이 주도해 벌인 일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의 대북 라디오방송국인 열린북한방송의 하태경 대표는 9일 오전 PBC(평화방송)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이 같이 주장했다.

하 대표는 "이번 사이버 테러는 김일성 15주기를 맞아 김정운이 주도한 것"이라며 "아마 어제 축배를 들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6월 중순경 안보리 결의가 있고 난 뒤에 북한에서 대중 대남 대미 공작조를 중국에 파견했고 거기에 사이버 공작조가 포함되어 있었다"며 "공작조 인원은 10명 이내로 파악되고 이들이 이번 테러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 '공작조'가 "한국의 인터넷뱅킹에 잠입해 돈도 빼내가고 있다"며 "지난 5월 외환, 국민은행의 인터넷뱅킹이 뚫린 사건은 중국이 아니라 북한 소행"이라고 말했다. 또 이 같은 사건의 배경에는 "남한 내에 협조자가 분명히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 해커들의 실력에 대해서는 "북한 해커들 중에 아주 잘하는 해커가 있고 중간 이하 수준 해커가 있는데 이들마저도 한국의 온라인 게임 시스템에 잠입해서 10억원 정도의 게임머니를 빼 가는 것은 장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이 활동하는 거점으로는 북경, 심양, 대련, 상해 같은 중국 내 대도시를 지목한 후 "북한에서는 인터넷 기반이 충분치 않아 중국을 일차 거점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중국의 반응에 대해서는 "중국은 철저하게 자국 중심으로 이 해커들이 중국이 아닌 남한과 미국을 공격하는 것이기 때문에 방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 대표는 이번 사건의 특징으로 "과거에는 인터넷 전반에 대한 무차별 테러였는데 이번에는 분명히 북한에 비판적인 기관이나 한국과 미국 사회를 지탱하는 주요 조직과 기관들을 타겟으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닌, 무차별적으로 국가를 파괴하는 행위라는 얘기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북한은 전자전에 대비해 총체적인 준비를 진행해왔고, 전자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수동전화 등 대체 통신 장비를 구축해놓았다"며 "이번 사이버테러는 북한의 전자전 능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이번 사건을 설명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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