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파생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이 진화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원금손실 위험을 낮추는 대신 수익실현 가능성은 더욱 높이는 추세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ELS 발행이 시작된 2003년부터 지난 5월까지 전체 발행 규모는 94조6000억원으로 10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올 들어 발행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어들었지만 지난 5월 9373억원이 발행되면서 작년 12월부터 6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달에도 증권사들이 발행 조건이 좋은 ELS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작년 8월 이후 10개월 만에 발행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에 최초 기준가를 처음부터 15% 할인해 설정하는 '슈퍼스타트 ELS'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초자산의 주가가 일정 기간 안에 하락하면 떨어진 가격으로 기준가를 정하는 ELS를 출시했다.

증권사들의 아이디어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대우증권은 청약 후 한 달간 종가 중 최저가를 기준가로 설정해 최적의 시기에 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ELS를 내놨다. 지난 7~9일에는 2개 기초자산 중 변동성이 낮은 종목에만 하방배리어(원금손실 하한선)를 적용해 원금손실 위험을 낮춘 ELS도 출시했다. 이 증권사의 '포스코-신한지주 스텝다운 초이스 ELS'는 포스코 보통주에만 하방배리어를 둬 신한지주는 아무리 떨어져도 원금손실 구간에 들어가지 않는다.

변종기 우리투자증권 에쿼티파생영업팀 차장은 "ELS 가입 직후 주가 급락에 대한 우려를 덜고 수익 지급 조건을 좋게 하기 위한 상품들이 개발되고 있다"며 "이처럼 기준가를 낮춰주는 장치가 있으면 기대수익률은 그만큼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는 ELS와 달리 원유 환율 등 다양한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이 정해지는 DLS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월 탄소배출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를 내놓은 데 이어 3월에는 미국소비자물가지수, 5월에는 원유ETF(상장지수펀드), 지난달엔 'S&P 골드만삭스 천연가스지수 DLS'를 출시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내주 파산이나 채무불이행, 채무재조정 등의 신용사건이 현대자동차에 일어나지 않으면 연 5.5% 금리를 분기별로 나눠 주는 DLS를 선보인다.

내주에도 ELS는 잇따라 출시될 예정이다. 동양종금증권이 13~16일 판매하는 '동양 MYSTAR ELS 257'은 LG전자와 삼성중공업을 기초자산으로 하며 조기 상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최초 기준가의 85% 이상이면 조기 상환되는 조건으로 발행된다.

한화증권의 '한화스마트ELS161'은 100%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원금보장형이면서도 상승 참여율이 100%로 최대 30%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파격적 조건이다.

대신증권도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원금보장형과 삼성전자와 한국전력, 기아차와 한국전력을 각각 기초자산으로 하고 조기 상환이 가능한 만기 2년짜리 원금비보장형 2종을 판매한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