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식 "사외이사 수입 탈루 의혹"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종률 의원은 7일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가 부동산 매매가액을 허위로 축소 신고해 거액의 부동산 양도소득세 및 취득.등록세를 탈세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국세청장 인사청문회 질의자료를 통해 "백 후보자는 2000년 2월 고양시 마두동 소재 아파트를 팔 때 실제 매도가액은 1억5천800만원이지만 검인계약서상 매도가액은 8천200만원"이라며 "이는 실제 매매가의 절반에 가까운 7천600만원을 줄여 허위로 신고한 `다운 계약서'"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 "1998년 3월 서대문구 북가좌동 소재 아파트의 실제 매도가는 1억8천300만원이지만 검인계약서상 매도가는 1억6천200만원"이라며 "이 또한 2천100만원 가격을 낮춘 계약서"라고 말했다.

백 후보자의 부동산 매수 거래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모두 4억3천600만원의 축소신고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8년 3월 서초구 아파트를 매수할 때에는 실제 매입가(3억2천만원)보다 7천600만원을 줄여 2억4천400만원으로 허위신고했고, 2001년 3월 강남구 역삼동 오피스텔의 검인계약서상 매입가는 1천800만원 축소한 1억2천만원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백 후보자 부인도 2001년 11월 용인시 수지 땅을 살 때 실제 매입가는 2억4천600만원이었지만 검인계약서상 매입가격은 2천500만원에 불과했고, 2000년 3월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의 실제 매수가격은 3억원이었지만 검인계약서 매입가를 1억2천200만원으로 허위신고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의무가 있기 전인 2006년 이전에는 부동산 매매 당사자가 세금을 탈루하기 위해 실제 거래액보다 낮게 검인계약서를 작성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며 "백 후보자는 부동산 매매과정에서 상습적으로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백 후보자는 부동산 매도시에는 거액의 양도소득세를, 매수시에는 취득.등록세, 농어촌특별세 및 교육세 등 거액의 세금을 탈루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백 후보자의 재산은 1996년 4억원에서 현재 33억원대로 8배 불었고, 이중 20억원대는 투기 차익"이라며 "특히 개포아파트는 2000년 구입 당시보다 4배 이상 올라 10억대 시세차익을 올렸고, 재건축이 완료될 경우 17억원대의 투기 수익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백 후보자가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원장 재직시 경부운하 연구를 지시했다고 했으나 청문회 서면답변서에는 `경부운하 타당성 연구.조사를 지시한 적이 없다'는 정반대의 거짓답변을 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당 주승용 의원은 "백 후보자는 81년 독립세대를 구성한 뒤 현재까지 12번 주소를 이전했고, 82-85년 미국유학 시절에도 주소가 2번 바뀌었다"며 "15대 총선 기간에는 아파트 한 채가 재산의 전부라고 홍보했었지만 이는 선거기간 3개월 뿐이었고, 용인 소재 땅은 형질변경을 통한 투기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배영식 의원도 백 후보자의 재산형성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탈루 의혹을 제기했다.

배 의원은 "1995-2002년 백 후보자의 부동산 매입자금이 14억4천100만원인데 자금출처에 의문이 든다"며 "백 후보자는 2002-2005년 보험과 증권 등 금융사의 사외이사를 맡았는데 국세청 제출자료를 보면 일부 회사에서 받은 수입은 누락된 것으로 보여 탈루 의혹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