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다산경영상' 시상식이 7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18층 다산홀에서 열렸다. 최고경영자(CEO)에게 주어지는 국내 최고 권위의 상인 만큼 행사장은 축제 분위기였다.

다산경영상 심사위원 대표로 이장로 고려대 교수(경영학과)가 올해 수상자인 강덕수 STX그룹 회장을 소개했다. '샐러리맨의 신화'라는 말도 덧붙였다. 1973년 쌍용그룹 평사원으로 출발해 매출 30조원이 넘는 대기업을 일궈낸 노력에 대한 찬사였다.

곧 이어 강 회장이 단상에 올라 준비한 원고를 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강 회장의 눈길은 원고를 벗어났다. 그동안의 고생과 노력이 머릿속을 교차하는 듯했다. 2000년 쌍용중공업이 퇴출되던 시절 얘기부터 풀어나갔다. "퇴출 통지가 내려지자 모든 은행이 발을 뺐습니다. 사내 유보금도 한푼 없었습니다. 정말 막막했습니다. "

과거로 돌아간 기억은 어제인 양 생생했다. 금융감독원과 쌍용 본사로 몰려간 노조원들을 설득해 공장으로 불러들인 얘기,사무직 근로자들이 할 일이 없어 공장에서 풀을 뽑던 일,사원들의 아파트를 팔아 빚을 갚았던 사정 등이 곁들여졌다. "2000년 얘기를 이렇게 오래 하시면 언제 2009년 얘기를 하시려나…." 행사장을 메운 직원들 사이에 농담이 오갔다. 10분 정도 예정이던 수상 소감은 이렇게 30분을 훌쩍 넘겼다.

강 회장은 수상 소감 말미에 "지금의 위기는 오히려 큰 자산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만 보고 달리다 다시 한번 뒤돌아보며 전열을 정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긍정적인 마인드와 도전의식을 강조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홍완기 홍진HJC 회장,서두칠 동원시스템즈 부회장,최평규 S&T그룹 회장,신윤식 정보환경연구원 회장,정규수 삼우EMC 회장,김중겸 현대건설 사장 등 '선배 수상자'들도 함께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