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기업설명회(IR) 이전에 전망치를 공개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이 내세운 표면적 이유는 '투자자들에게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일찍 제공하기 위해서'다.

회사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며 분기별 실적 전망을 지속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글로벌 불황 속에서 2분기 만에 다시 한국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컴백'할 수 있었던 삼성전자의 자신감과 저력을 보여주기 위해 극적 실적 반전이 이뤄진 2분기 직후를 실적 전망치 첫 공개시점으로 잡았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 경영진이 글로벌 경기 침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한 것은 지난달 중순 이후부터다. 지난달 초만 해도 이윤우 부회장은 신경영 16주년 사내방송을 통해 "이대로 가면 3류,4류로 전락할 수 있다"며 임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불어넣었다.

경영진의 분위기는 이달 들어 완전히 바뀌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일 월례사에서 "상반기에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반도체 · LCD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회복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