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고용시장은 전세계적인 경기불황 여파가 그대로 반영된 시기였다. 대졸자들의 입사 연령이 더욱 고령화됐고,좋은 일자리를 잡기 위해 스스로 '백수'를 자처하는 니트족이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어려움이 계속됐다.

취업·인사 포털 인쿠르트는 6일 대학 재학 기간부터 신입사원 평균나이, 채용 규모 변화, 예상 정년까지 올 상반기 고용시장에 나타난 주요 현상들을 숫자로 풀이했다.

◆6=올해 2월 대학을 졸업한 1만1161명의 이력서를 분석한 결과, 입학부터 졸업까지 평균 6년이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10년 전 5년 7개월보다 약 5개월이 더 늘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7년, 여성이 4년 7개월을 대학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113만=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보고서에서 밝힌 '한국형 청년 니트족'의 숫자다. 한국형 청년 니트족은 괜찮은 일자리가 나올 때까지 장기간 취업 준비 상태에 머물면서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15~29세의 청년층을 말한다. 113만 명에 이르는 청년 니트족은 공식적인 청년 실업자(32만8000명)의 약 3배에 달한다.

◆4와 40=올해 주요 기업들의 전년대비 채용규모 변화를 나타내는 숫자다. 인크루트가 지난 3월 600여개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2009년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인턴사원은 지난해보다 약 4배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규직은 40%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정규직의 감소분을 인턴 채용으로 상쇄하는 모양새다. 결론적으로 인턴사원이 정규직으로 모두 전환되기 힘든 상황에서 '괜찮은'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29=지난해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남자 대졸 신입사원의 나이다. 인크루트가 지난해 입사한 대졸 신입사원의 이력서를 분석한 결과, 남성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나이가 10년전 26세보다 3세 늘어난 29세였다. 취업이 바늘 구멍 통과하기 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스펙을 더 쌓기 위해 휴학을 당연시하다보니 나타난 현상이다.

◆-162만=대기업의 대졸초임 감소액이다. 인크루트가 지난 4월 주요 대기업의 대졸초임(고정급 기준)을 조사한 결과, 평균 3097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나온 3259만원보다 162만원이 줄어든 것이다. 이는 정부의 잡셰어링 정책으로 인해 대기업들이 대졸 초임을 삭감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과정에서 빚어진 결과다.

◆21과 44=임원 승진 기간과 예상 정년을 나타내는 숫자다. 최근 인크루트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의 공동조사에 따르면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후 임원이 되기까지의 평균 기간은 21년이 걸린다. 29세에 입사한다면 꼬박 50세가 되어야 임원이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직장인들에게 예상 정년을 물어본 결과, 평균 44세에 퇴직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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