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추락하던 `독수리 군단'이 뒤늦게 불붙은 방망이를 앞세워 되살아날 조짐을 보였다.

한화는 5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2009CJ마구마구 프로야구 KIA와 홈경기에서 홈런 4방을 포함해 장단 14안타를 몰아쳐 14-3으로 대승을 거뒀다.

전날 이도형의 역전 끝내기홈런으로 힘겹게 12연패에서 탈출했던 꼴찌 한화는 모처럼 폭발한 팀 타선에 힘입어 2연승을 거둬 후반 레이스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독수리 군단'을 이끌고 있는 김인식 감독은 이날 경기로 개인통산 2천경기 출장을 달성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2천경기 출장은 김응용(2천679경기) 삼성 사장, 김성근(2천48경기) SK 감독에 이어 세 번째다.

잠실에서는 교체용병 릭 바우어를 선발로 내세운 LG가 라이벌 두산의 막판 추격을 5-4로 따돌려 주말 3연전을 싹쓸이했다.

LG의 베테랑 불펜요원 류택현은 프로야구 최초로 100홀드를 달성했다.

두산은 거포 김동주는 6회 우월 2점홈런을 날려 최초로 잠실구장 100홈런을 기록했지만 팀의 5연패로 빛이 바랬다.

2위 두산이 5연패에 빠진 것은 올시즌 처음이다.

이틀 연속 매진된 사직구장에서 롯데가 선두 SK를 3-2로 꺾고 4위 수성에 나섰고 대구에서는 삼성이 히어로즈를 4-3으로 물리치고 9일 만에 5위로 올라섰다.

●대전(한화 14-3 KIA)
김인식 감독의 2천경기 출장을 축하하듯 한화 방망이가 초반부터 불을 뿜었다.

한화는 0-1로 뒤진 2회 선두타자 송광민이 우월 1점홈런을 터뜨려 동점을 만든 뒤 강동우가 2점아치를 그려 3-1로 뒤집었다.

3회에는 전날 끝내기 2점홈런을 쳤던 이도형이 다시 2점포를 쏘아 올린 한화는 4회 `돌아온 4번 타자' 김태균이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3점홈런을 터뜨려 8-1로 달아나며 KIA 선발 서재응을 KO시켰다.

기세가 오른 한화는 5회 1사 만루에서 연경흠이 싹쓸이 3루타를 날린 데 이어 김태균과 이범호도 2루타로 뒤를 받쳐 한꺼번에 5점을 뽑으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화 선발 유원상은 7이닝을 4안타 1실점으로 막은 반면 KIA 선발 서재응은 4이닝동안 홈런 4방으로 8실점한 뒤 강판됐다.

●잠실(LG 5-4 두산)
뚝심의 두산이 막판 뒷심을 보였지만 초반 실책으로 헌납한 점수를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2회 2루타를 치고 나간 이진영이 후속 땅볼과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올린 LG는 5회말 박경수가 우중간 솔로홈런을 날려 2-0으로 앞섰다.

2사 뒤에는 박용택이 평범한 내야땅볼을 쳤으나 두산 2루수 고영민이 가랑이 사이로 빠트려 살아나간 뒤 이대형과 정성훈이 연속 2루타를 날려 4-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두산은 6회초 김동주의 2점포로 추격에 나섰지만 LG는 8회말 이진영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태 5-2로 달아났다.

두산은 9회초에도 최승환이 2점홈런을 날렸지만 1점차에서 무릎을 꿇었다.

LG는 올시즌 두산을 상대로 8승4패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대구(삼성 4-3 히어로즈)
선발 이우선, 롱릴리프 윤성환, 마무리 권혁.
삼성이 마운드의 새로운 조합으로 1점차 승리를 지켰다.

1회 최형우가 솔로아치로 선취점을 뽑은 삼성은 2사 뒤 양준혁의 2루타와 조동찬의 중전안타로 2-0으로 앞섰다.

히어로즈는 3회초 강정호의 1점홈런으로 추격에 나섰으나 삼성은 공수 교대 뒤 1사 만루에서 대타 박한이가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3-1로 달아났다.

반격에 나선 히어로즈는 5회초 황재균의 희생플라이와 4번 클리프 브룸바도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3-3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삼성은 7회말 강봉규가 히어로즈 4번째 투수 이보근으로부터 좌측 외야스탠드에 꽂히는 1점홈런을 터뜨려 짜릿한 결승점을 뽑았다.

●사직(롯데 3-2 SK)
선발 대결에서 조정훈이 일본프로야구 출신의 카도쿠라에게 완승을 했다.

조정훈은 7회 2아웃까지 7안타 2실점으로 막아 7승(6패)째를 수확한 반면 카도쿠라는 2⅔이닝동안 7안타로 3실점하고 강판됐다.

SK는 1회초 우전안타를 친 정근우가 2루 도루에 성공하자 김재현이 우전안타를 날려 선취점을 올렸다.

그러나 롯데는 공수교대 뒤 조성환이 좌월 2점홈런을 뿜어 가볍게 2-1로 뒤집었다.

2회말에는 롯데가 1사 만루에서 이인구의 내야안타로 1점을 보태 3-1로 달아났다.

SK는 4회초 이호준이 우중월 1점홈런을 뽑았지만 더이상 추격에는 실패했다.

롯데는 7회 이정훈, 9회 존 애킨스를 투입해 1점차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장현구 기자 shoeless@yna.co.kr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