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BizⓝCEO] 에치투엘(주)‥국내 水처리용 분리막 개발史 '큰 획' 그었다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에너지 산업의 뒤를 이을 차기 신성장 동력사업으로 물(水) 산업이 꼽히고 있다. 세계적으로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수질 오염 또한 악화되고 있는 까닭이다.

    물 산업에는 오ㆍ폐수 정화,상수도원 관리 및 상수도 공급,바닷물의 염분을 제거해 민물로 만드는 해수담수화 산업 등이 해당된다. 이 모든 분야에 적용해 동반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미래 핵심기술이 바로 '분리막(멤브레인)'이다.

    이전까지 분리막은 높은 개발비용,막 오염 등의 문제로 인해 혈액투석막ㆍ인공심폐기ㆍ해수담수화시설ㆍ세척제 분리시스템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최근 개발이 진전되면서 하ㆍ폐수 처리 분리막에 이어 대형 정수용 분리막 모듈의 필요성도 대두되는 등 사용 분야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4월 수처리 분야 중소기업인 에치투엘(주)(대표 양익배 www.h2l.co.kr)이 대형 정수ㆍ재이용수 및 하ㆍ폐수처리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폴리비닐덴 플로라이드(PVDF)' 소재의 분리막(시스템명 HIFIM)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국내 분리막 개발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달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의 재이용수 시설 현장.

    400㎥ 용량의 원통형 분리막 모듈 8개가 'HIFIM'이라는 고유 라벨을 붙인 채 나란히 줄을 서 있다. 천장을 가로지르는 파이프에는 '처리수', '역세수'라는 안내표시도 화살표와 함께 붙어 있다. 에치투엘(주)이 2007년 9월 상용테스트를 위해 설치한 PVDF 재이용(중수도) 설비다.

    이 장치는 원격지원이 가능한 자동화 시설로 호텔 내에서 쓰고 버린 물을 하루 최대 400t까지 여과해 재이용수로 생산한다. 여과된 물은 화장실 처리용수,조경용수,청소용수,쿨링타워 냉각수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에치투엘(주)의 양익배 대표는 "호텔 측이 수자원 확보를 통한 비용 절감,오염물질 감소 등의 이유를 꼽으며 처리시설에 대단한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의 자체 조사에서 재이용수 생산 단가는 1㎥당 600원이며,시수단가인 ㎥당 2270원에서 이를 뺀 절감액은 연 8840만여 원에 달해 높은 성공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정수용 HIFIM 시스템도 현재 파일럿 테스트가 안정적으로 실시돼 실질적으로 상용화의 첫 걸음을 뗐다. 분리막 개발이 완료된 시점인 지난해 4월부터 서울 구의동ㆍ인천 부평ㆍ대구ㆍ광주의 정수장에 순차적으로 설치됐으며,지난달에는 경북 영덕의 지품정수장에 설치됐다. 이 역시 정부연구소나 대학,정수장 관계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특히 구의정수장에 설치됐던 시스템은 지난달 말까지 15개월간의 시운전을 달성,국내에서 개발된 가압식 분리막 모듈 테스트 사상 최장의 운전결과를 기록했다. 이 밖에 하ㆍ폐수 고도처리용 시스템은 중국의 환경과학연구원에서 가동 중이다.

    에치투엘(주)의 HIFIM 시스템은 기존의 하ㆍ폐수처리 전용 분리막과 달리 소독약품인 염소에 강한 내성을 지니는 플라스틱 소재 PVDF를 썼다는 데서 차별성을 지닌다. 또한 분리막의 경우 기공크기가 50나노미터에 불과해 0.05NTU(물이 탁한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 이하로 탁도를 유지하고 내오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이는 1993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정수장의 축산폐수 대량 유입 사고 당시,주민들에게 설사증세를 일으켰던 병원성 미생물 크립토스포리디움도 완벽하게 제거하는 수치다. 높은 생산수량을 얻을 수 있는 비대칭형 제조방식은 이 회사만의 핵심 기술. 응집제 등의 약품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정수용 HIFIM 시스템의 경우 짐받이대(Skid)에 분리막 모듈을 장착하는 형식으로 고객 요구에 맞는 맞춤형 설비가 가능하며,적은 부지에서의 설치와 기존 설비 활용도 문제가 없다. 무엇보다 무인 운전시스템과 막 운전 원격제어기술을 지원해 대형 정수장뿐만 아니라 소규모 정수장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에치투엘(주)이 분리막 및 모듈 공법의 개발에 뛰어든 것은 불과 2년 전이다. 이전까지 종균 배양을 이용한 폐수처리사업,섬모상담체(CNR) 하수처리사업으로 시장을 주도하던 이 회사는 향후 수처리 산업에서 분리막 공법이 핵심기술로 부상할 것을 예상하고 한 대기업으로부터 분리막 제조기술을 인수받았다. 2007년에는 환경부 수처리선진화사업단의 연구과제에 가압식 분리막 및 모듈 개발의 주관연구기관으로 참여하면서 정수용 분리막 모듈 제조기술 개발을 본격화했다. 이는 동종업계의 타 기업과 비교하면 3년이나 늦게 시작한 것이지만,완성된 시점은 어느 업체보다 빨랐다.

    양 대표는 "과제를 수행했던 지난 2년간 단 한 번도 마음 편히 개발에 집중할 수 없었다"고 회고한다. 그만큼 기술을 개발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고난의 연속이었다. 번번이 연구에 실패하는 것은 물론이고 뒤늦게 사업에 참여해 시간적 여유마저 없었던 것. 양 대표는 몇 번이고 직원들을 거리로 내모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에 밤잠을 설쳤다. 설상가상으로 사업단으로부터 2008년 4월까지 개발을 완료해야만 과제를 지속할 수 있다고 최후통첩을 받기에 이르렀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대기업과의 연합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했고,일본 제조사에 의뢰한 기술전수 요청에도 '노'라는 답을 들었다.

    양 대표는 "어차피 이렇게 된 것이니 우리 자체의 역량을 개발하자는 생각에 직원들을 독려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회사 근처 여관을 빌리고 전 직원이 24시간 연구태세에 돌입해 오직 개발에만 몰두하며 피눈물 나는 노력을 거듭한 지 몇 달, 마침내 사업단이 고지한 개발 완료날짜를 지키는 데 성공하는 기적을 이뤘다.

    에치투엘(주)은 분리막 모듈 제조기술의 개발을 완수하면서 사업구조의 개혁도 단행했다. 1989년 설립 이후 지금껏 환경산업을 주도한 원동력인 섬모상담체 하ㆍ폐수처리사업에서 과감히 구조조정을 실시,국내산업은 아웃소싱 체제로 돌리고 오직 해외사업에만 전력을 다하기로 한 것. 대신 비워낸 부분의 역량을 분리막 및 모듈 제조사업에 쏟아 붓기로 했다. 분리막 부문에서는 '기술자립을 통한 국제 경쟁력 강화'를 비전으로 정했다. 국내 정수시장은 물론 중국,동남아시아,미국 등에 진출해 기술력을 뽐낸다는 각오다.

    우선 올해는 분리막 분야에서만 수주 100억원, 매출 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경영방침으로 △신규사업부문 확장 및 교두보 확보 △매출 배가 실현을 통한 영업이익 극대화 △자본성 투자 유치 △매출 30%의 R&D 투자로 세계적 수준의 일등상품 추구 등을 정했다.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

    [인터뷰] 양익배 대표 "나는 '사람 운' 있는 경영자…회사 위해 희생하는 인재 많아"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도 묵묵히 선전하고 있는 경영비법을 묻자,에치투엘㈜의 양익배 대표는 '그냥 운이었다고 하겠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그가 말하는 '운'은 바로 '사람 운'이다.

    그는 "우리 직원들은 때론 대표인 내가 미안할 정도로 정말 다들 열심히 일한다"며 "중소기업 입장에서 많은 월급을 줄 수 없는 상황에서도 모두 회사 일을 자기 일처럼 여기기 때문에 마냥 고마울 뿐"이라고 했다.

    모 하수처리장 장비 설치 공사를 할 때의 일이다. 발주처가 공사기간을 단축해야 한다며 2개월을 제시했다. 공사를 다 해낼 수 있을지도 확답할 수 없는 기간이었다. 하지만 에치투엘㈜의 직원들은 단 일주일 만에 작업을 완료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증명하는 일화는 또 있다. 정수용 분리막 기술의 개발에 매달리던 당시,직원들과 양 대표 모두 밤잠을 설치며 일을 하느라 체력이 고갈된 상태였다. 양 대표는 건강을 해칠까 우려되는 어떤 직원을 불러 강제로 휴가를 보냈다. 하지만 그 직원은 3일 만에 회사에 나타났다. '자기가 없으면 일이 안 된다'는 게 그 이유였다.

    이러한 회사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는 양 대표의 몫도 크다. 그는 "회사를 위해 기꺼이 희생할 줄 아는 이러한 인재들이 그냥 열심히 일하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도록 가능한 많은 기회를 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주로 장기 근속자가 대학원에 진학하는 데 도움을 주거나 연구개발 및 생산에 공로가 있는 직원을 해외로 견학 보내는 식이다.

    그 밖에 자기계발을 돕는 교육 프로그램도 적극 지원한다. 양 대표는 "직원과 사장은 단지 역할을 분담하는 것 뿐 기본적으로 서로 다르지 않다"며 직원과의 소통 창구도 항상 열어놓고 있다.

    양 대표는 기업 성장의 열쇠로 '인간'과 함께 '기술', 신뢰'를 꼽는다. "인간에 투자하고, 기술에 투자하고,신뢰를 쌓으라"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또한 그는 "하수든 오수든 스스럼없이 맛보고 평가하면서 나의 모든 것을 바칠 각오가 돼 있지 않다면 제발 이 세계에 뛰어들지 말라"며 후발주자들에게 진심어린 충고를 전했다.

    ADVERTISEMENT

    1. 1

      AI·반도체 붐에 동원로엑스 화학물질 창고 꽉 찼다

      지난 19일 찾은 전북 완주 동원로엑스 스마트케미컬 물류센터에는 대형 탱크로리와 윙바디 차량 스무 대가 새벽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컨테이너 단위로 실린 제품과 이를 실어 나르는 화물차 곳곳에는 선명한 해골 마크가 붙어 있었다. 반도체 식각용 염산, 배터리 양극재 소재인 비스페놀A(BPA) 등 ‘특별 관리’가 필요한 화학물질이 인근 첨단 제조업 공장의 조업 시간에 맞춰 배달됐다.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반도체산업이 수출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화학물질 보관과 운송 수요도 늘고 있다. 동원로엑스 스마트케미컬 물류센터가 대표 사례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산업에 들어가는 화학물질의 보관·운송에 특화한 물류 시설이다.2024년 9월 문을 연 스마트케미컬 물류센터는 위험물·유해 화합물 옥내외 저장소 10개 동과 일반 컨테이너 야드 등 1만6000㎡ 규모로 조성됐다. 옥내 저장소 기준 최대 저장용량은 4740팰릿(PLT) 규모다. 현장 관계자는 “전체 저장소 중 85~90%가 찬 상태”라며 “폭발성이 높은 제1류 위험물부터 불이 잘 붙는 제4류까지 총 147종을 취급하는 데 필요한 인허가를 받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이곳의 고객사는 LG화학과 OCI, 솔브레인 등 화학회사다. 화학기업이 이곳을 찾는 것은 법적 리스크 때문이다. 위험물(소방법)과 유해화학물질(환경법) 등 관련 규제가 강화돼 자체 공장 내 보관이나 불법 야적에 따른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전문 인허가를 갖춘 시설에서 화학물질을 보관하려는 것이다.반도체 붐으로 화학회사들의 생산량이 많이 늘어난 것도 ‘화학물질 전문 창고’ 수요를 키웠다. 반도체 공정용 화학제품

    2. 2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렸다…'국민 아빠차' 제치고 무서운 돌풍

      기아의 목적기반모빌리티(PBV) PV5가 지난달 현대차그룹 전체 전기차를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에 올랐다. 일반인에게 익숙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세단, 밴도 아닌 생소한 PBV가 시장에서 이례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21일 업계에 따르면 PV5는 지난 2월 3967대가 팔려 현대차그룹 전기차 1위를 기록했다. 기아 EV3(3469대), 현대차 아이오닉5(3227대), 기아 EV5(2524대), 기아 EV4(1874대), 현대차 아이오닉9(1751대), 현대차 아이오닉6(1571대), 기아 EV6(1000대) 등 순이다. PV5 판매량은 2월 한 달만 놓고 보면 국내 대표 패밀리카로 꼽히는 내연기관 카니발(3712대)까지 제쳤다.PV5의 인기는 '패신저'와 '카고' 두 트림 가운데 PV5 카고가 이끌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PV5 카고 모델은 지난달 국내에서 3607대가 팔리면서 국내 상용차 시장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PV5 판매량 중 약 91%가 카고 모델이었다.PV5는 기아가 미래 먹거리로 제시한 PBV의 첫 모델로 전용 전동화 플랫폼 'E-GMP. S'에 기반해 중형 체급을 갖췄다. 기본 플랫폼 위에 다양한 모듈을 장착해 레저와 이동 등 승용 목적부터 물류 등 상용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개발됐다.PV5의 트렁크 용량은 최대 2310L로, 적재고는 419㎜ 수준으로 낮췄다. 장애인·노약자 등을 위해 2열 스텝고를 399㎜까지 낮췄고, B필러에 긴 어시스트 핸들을 적용했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최대 377㎞다.PV5 카고 모델이 PV5의 판매량을 견인하고 있는 이유는 국고 보조금이 패신저 트림 대비 많기 때문이다. 일례로 PV5 카고 롱레인지 4도어 기준 국고 보조금은 1150만원, 패신저 5인승 롱레인지는 458만원이었다. 카고 롱레인지 4도어를 서울에서 보조

    3. 3

      한국서만 판다…발렌타인 글렌버기 16년 2탄 출시

      발렌타인이 한국 전용 한정판 위스키 ‘발렌타인 싱글몰트 글렌버기 16년 스몰배치 2’를 지난 20일 출시했다. 2024년 한국에서 단독 출시돼 빠르게 완판된 ‘스몰배치 16년’의 후속 제품이다.이번 제품은 알코올 도수 56.1도의 캐스크 스트렝스 방식으로 내놨다. 냉각 여과를 하지 않는 논칠 필터드 공법을 적용해 원액 본연의 질감과 풍미를 살린 게 특징이다. 숙성에는 퍼스트필 아메리칸 오크 캐스크 원액을 사용해 바닐라와 꿀, 캐러멜 계열의 달콤한 향을 강조했다.발렌타인 측은 이번 한정판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캐스크 선별 범위도 넓혔다고 설명했다. 샌디 히슬롭 마스터 블렌더가 72개의 아메리칸 오크 캐스크를 직접 고르며 글렌버기 특유의 과실향과 균형감을 살리는 데 주력했다는 것이다. 붉은 사과와 레드베리, 복숭아 향에 바닐라와 꿀, 은은한 스파이스가 어우러지는 풍미를 구현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각 병에는 샌디 히슬롭의 서명도 담았다.페르노리카코리아는 첫 번째 한국 한정판이 완판되며 희소성과 차별화된 풍미를 중시하는 소비 수요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품 역시 개인 취향과 경험을 중시하는 최근 위스키 소비 흐름에 맞춰 기획됐다는 설명이다.미겔 파스칼 페르노리카코리아 마케팅 총괄 전무는 “2024년 한국 시장에서 단독 선보인 글렌버기 16년 스몰배치가 빠르게 완판되며 개성과 스토리를 중시하는 소비 흐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에디션은 글렌버기 원액의 개성을 보다 선명하게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