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10월 재보선 출마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출마지는 경남 양산이다.

박 대표는 30일 라디오에 출연해 10월 재보선 출마를 묻는 질문에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재보선 출마 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가 있나…"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박 대표의 발언은 지난 23일 대법원 확정판결로 허범도 의원(경남 양산)이 의원직을 상실한 지 일주일 만이다. 현재까지 10월 재선거 지역으로 확정된 곳은 양산뿐이다. 측근들은 "좀 이른 감이 있지만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박 대표는 경남 양산 출마를 일찌감치 준비해왔다. 그가 '10월 재보선을 통한 국회 입성→18대 후반기 국회의장'이란 로드맵을 오랫동안 그려왔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원외 대표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낀 박 대표로선 이번 쇄신파동을 원만히 마무리짓고 재선거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주변에선 박 대표가 7월 중 양산시 당협위원장을 맡고 8월께 공식출마 회견을 가질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출마를 선언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당 내에서 "지역 토박이를 후보로 내지 않아 4월 재보선에서 졌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경남 남해 출신인 그로선 정치적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지난 총선에서 친박 무소속 후보로 출마,33%의 득표를 거뒀던 유재명 전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의 공천 신청 여부도 변수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