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내년에 채권 투자 비중을 줄이는 대신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체 운용자산 중 국내 주식 비중은 올해 15.2%에서 16.6%로 확대되는 반면 국내 채권 비중은 72.1%에서 67.8%로 낮아지게 된다.

보건복지가족부는 30일 국민연금기금 운용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09년 운용계획 변경안'과 '2010년도 운영계획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올해의 경우 국내 주식 비중은 당초 정했던 17.0%에서 15.2%로,대체투자는 6.0%에서 5.0%로 각각 낮추고 국내 채권의 비중은 69.3%에서 72.1%로 올렸다. 대체투자는 부동산이나 사회간접자본(SOC) 등 주식과 채권 외의 투자를 뜻한다.

국민연금이 올해 주식 비중을 하향 조정한 것은 국내 증시가 올 연말까지는 크게 좋아지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무리한 매수를 자제하는 등 비중을 낮춘 뒤 시장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부터 점차 비중을 늘려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 주식 비중이 14~15% 정도여서 연말까지 주식 매수 여력은 아직 1조원가량 남아있다는 게 국민연금 측 설명이다.

국민연금은 내년에는 올해와 반대로 국내와 해외를 포함,주식과 대체투자를 늘리고 채권을 줄이기로 했다.

국내외 주식 비중은 올해 18.8%에서 내년엔 21.7%로,대체투자는 5.0%에서 6.4%로 비중을 높이는 대신 채권은 76.2%에서 71.9%로 낮출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 만기가 끝나 재투자하는 금액을 제외하고 새로 조성되는 기금수입 28조원 중 국내 주식에 6조9000억원,해외 주식에 4조9000억원,국내 채권에 9조2000억원,해외 채권에 1조3000억원,대체투자에 5조7000억원 정도를 투자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2014년 말까지 국내 주식을 20% 이상,국내 채권은 60% 미만,대체투자는 10% 이상으로 가져가기로 중기자산배분 계획을 세웠다.

또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다소 줄어든 것을 감안해 투자허용 범위를 올해부터 국내 주식은 ±7.0%포인트에서 ±5.0%포인트,해외 주식은 ±2.5%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각각 축소키로 했다. 국내 주식의 투자허용 범위가 ±5.0%포인트라는 말은 목표 비중인 15.2%에서 5%만큼 비중을 더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작년 국민연금의 총수익률은 -0.18%(4270억원 손실)로 최종 확정됐다. 당초 소폭의 플러스 수익이 예상됐지만 해외 유가증권 대여거래에 따른 재투자자산의 평가손실이 반영되면서 소폭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복지부의 이스란 연금재정과장은 "지난해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캘퍼스)이 -27.1%의 대규모 손실률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이라며 "내년 목표 기대수익률은 올 5월 말 현재 수익률(5.23%)보다 높은 6.1%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