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이상기후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중국과 인도에선 이상 고온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고,중 · 동부 유럽은 때아닌 폭우로 주요 지역이 물에 잠겼다. 미국 백악관은 금세기 말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섭씨 6도 이상 올라가고 미국 전역이 온난화 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중국 신화통신은 북동 지역을 중심으로 대륙의 절반가량인 13개 성이 연일 40도가 넘는 폭염과 열풍(熱風)으로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열병을 앓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허난성 정저우에선 지난 24일 한낮 온도가 섭씨 41.9도까지 치솟는 등 폭염이 이어지면서 열병으로 4명이 사망했다. 네이멍구 성도인 후허하오터도 평균기온이 35도로 예년(평균 29도)보다 이례적으로 더운 날이 이어지고 있다. 산둥성 지난시에선 기온이 40.8도까지 치솟은 지난 수요일 학생들에게 냉수를 나눠주고 집단 휴교하기도 했다. 산시성 시안시는 38도를 웃도는 날이 이어지자 시내에 폭염대피소를 설치했다.

인도 역시 살인적인 찜통 더위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인도 전역에서 낮 기온이 섭씨 45도를 오르내리며 동부 오리사주에서만 이달 들어 5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자르칸드주에서도 17명이 숨졌다. 인도에선 늦어도 6월 중순부터 몬순 강우가 본격화해 4월부터 계속된 혹서가 꺾이지만 올해는 6월 말이 되도록 몬순 강우가 시작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아시아가 폭염으로 고통받는 동안 유럽은 이상 폭우에 휩쓸렸다. 체코 폴란드 오스트리아 독일 헝가리 등 중부 유럽에선 때아닌 폭우가 쏟아지면서 홍수가 발생,25일 현재 최소 10명이 사망했다. 체코 노비지친시 일원에서 10여명이 사망했으며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 북부에서도 번개로 4명이 부상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기후변화가 미국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200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미국 전역이 온난화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미 중서부 지방의 겨울철 기온은 30년 만에 화씨 7도(섭씨 약 3.9도) 상승했고,서리가 생기지 않는 기간이 일주일 늘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김동욱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