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東 유화업계의 공습…대형설비 속속 조기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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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공세로 가격 추락 가능성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중동발(發) 비상령이 떨어졌다. 중동 석유화학업체들이 예상보다 일찍 설비 신 · 증설을 마치고 속속 정상 가동체제에 돌입,대규모 물량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차이나 특수'에 힘입어 기대 밖 호황을 누렸던 석유화학업계는 눈앞의 현실로 닥친 중동의 물량 공세에 당황하고 있다. 국제유가와 나프타값 상승으로 합성수지 원료인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의 생산원가마저 치솟고 있어 이중고에 시달릴 전망이다.
일본 스미토모와 사우디 아람코의 합작공장인 페트로라비는 PE 기준 연산 30만t 규모의 양산 채비를 갖추고 이달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연산 22만5000t의 PE를 생산할 수 있는 쿠웨이트의 에쿼트도 이달 들어 정상 가동에 돌입했고 일본 미쓰비시와 사우디 석유화학공사 사빅의 합작 공장인 샤크는 이르면 7~8월 본격 가동해 연간 40만t을 쏟아낼 예정이다. 중동뿐 아니라 중국 광저우에서도 연산 40만t 규모의 퓨지안 공장이 오는 7월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들 공장의 연간 PE 생산량을 합치면 총 132만5000t 규모다.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연간 생산량(398만2000t)의 33%에 달하는 엄청난 분량이다. 현지 유전에서 나오는 에탄가스를 이용한 PE는 물론 나프타를 원료로 한 PP까지 대규모로 생산할 것으로 전해져 국내 유화업계에 만만찮은 위협이 되고 있다.
김종성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연구조사본부 과장은 "중동 등 석유화학공장 신 · 증설이 계속 지연되면서 당초 4분기께나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시기가 대폭 앞당겨졌다"며 "업계의 잠재적 위협 요인으로 작용했던 중동발 물량 공세가 드디어 가시권에 접어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설상가상으로 석유화학업계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 가격마저 급등,원가 부담이 커졌다. 이달 나프타 가격은 t당 610달러대로 한 달 전에 비해 30% 이상 뛰었다. 올 상반기 중 PE와 PP 등 제품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아직까지는 수익을 맞추고 있지만,지난달 중순 이후 나프타가격 상승 대비 제품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어 마진폭은 점점 줄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만 해외 공장들이 아직 운영 초기 단계인 만큼 단기간에 설비를 100% 가동하는 데 한계가 있고,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공장 가동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에 서둘러 품질 격차를 더 벌려야 경쟁력을 잃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선/이정호 기자 sunee@hankyung.com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차이나 특수'에 힘입어 기대 밖 호황을 누렸던 석유화학업계는 눈앞의 현실로 닥친 중동의 물량 공세에 당황하고 있다. 국제유가와 나프타값 상승으로 합성수지 원료인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의 생산원가마저 치솟고 있어 이중고에 시달릴 전망이다.
일본 스미토모와 사우디 아람코의 합작공장인 페트로라비는 PE 기준 연산 30만t 규모의 양산 채비를 갖추고 이달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연산 22만5000t의 PE를 생산할 수 있는 쿠웨이트의 에쿼트도 이달 들어 정상 가동에 돌입했고 일본 미쓰비시와 사우디 석유화학공사 사빅의 합작 공장인 샤크는 이르면 7~8월 본격 가동해 연간 40만t을 쏟아낼 예정이다. 중동뿐 아니라 중국 광저우에서도 연산 40만t 규모의 퓨지안 공장이 오는 7월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들 공장의 연간 PE 생산량을 합치면 총 132만5000t 규모다.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연간 생산량(398만2000t)의 33%에 달하는 엄청난 분량이다. 현지 유전에서 나오는 에탄가스를 이용한 PE는 물론 나프타를 원료로 한 PP까지 대규모로 생산할 것으로 전해져 국내 유화업계에 만만찮은 위협이 되고 있다.
김종성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연구조사본부 과장은 "중동 등 석유화학공장 신 · 증설이 계속 지연되면서 당초 4분기께나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시기가 대폭 앞당겨졌다"며 "업계의 잠재적 위협 요인으로 작용했던 중동발 물량 공세가 드디어 가시권에 접어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설상가상으로 석유화학업계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 가격마저 급등,원가 부담이 커졌다. 이달 나프타 가격은 t당 610달러대로 한 달 전에 비해 30% 이상 뛰었다. 올 상반기 중 PE와 PP 등 제품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아직까지는 수익을 맞추고 있지만,지난달 중순 이후 나프타가격 상승 대비 제품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어 마진폭은 점점 줄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만 해외 공장들이 아직 운영 초기 단계인 만큼 단기간에 설비를 100% 가동하는 데 한계가 있고,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공장 가동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에 서둘러 품질 격차를 더 벌려야 경쟁력을 잃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선/이정호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