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의 장중 변동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국내 최초의 실시간 종합국고채지수 'KEBI(Korea Economic Daily Bond Index)'가 다음 달 1일부터 나온다.

금융투자협회 한국채권평가 한국경제신문이 공동으로 개발 · 운용하는 KEBI 종합국고채지수는 다음 달 1일 금융투자협회에서 개통식을 갖고 공식 출범한다.

이 지수는 국내에서 발행돼 유통되고 있는 35개 국고채 전체 종목의 시세를 실시간으로 반영,주식시장의 코스피지수처럼 채권시장 흐름을 한 눈에 보여주게 된다. 이 지수는 코스콤의 전산단말기(체크)와 한국경제TV 등을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KEBI는 기관투자가들은 물론 개인의 소액 채권 투자를 활성화해 자본시장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큰 몫을 하는 핵심 인프라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7월1일 KEBI 개통식

KEBI의 산출과 관리를 담당하는 한국채권평가(사장 김세진)는 내달 1일 지수 출범을 앞두고 현재 막바지 테스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 이학균 부사장은 "국내 최초의 실시간 종합국고채지수를 만들기 위해 그동안 약 6개월간에 걸쳐 준비를 해왔으며 지금은 마무리 단계"라며 "차별화된 지수인 만큼 금융업체 관계자들로부터 지수 생성과정과 운용,활용방안 등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KEBI는 잔존 만기 3개월 이상~20년 미만의 국고채 35개 전 종목의 시세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국내 최초의 지수라는 점이 장점이다.

기존 지수들은 실시간을 표방하고 있지만,국채선물 바스켓에 포함된 국고채 3개 종목만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시장 흐름과 괴리될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단점을 안고 있다.

지수 산출 방식도 다른 지수들과 크게 다르다. 국고채는 통상 최근 발행된 일부 종목에 매매가 집중되기 때문에 며칠씩 거래가 없는 종목도 있지만 KEBI는 이들의 가격도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실시간으로 리프라이싱(재평가 · repricing)해 지수에 반영한다. 전체 종목의 가격을 재평가하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정확히 반영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이 같은 리프라이싱 과정에는 국내 채권시장 선두주자인 한국채권평가만의 고유한 평가기법이 활용된다.

사용 데이터의 우수성과 검증시스템도 자랑거리다. KEBI는 법률에 의해 금융투자협회로 집중되는 채권호가집중시스템(BQS)에 모인 장외거래 정보를 원천데이터로 활용한다.

금융투자협회와 한국채권평가 간 전용선을 구축해 국내 채권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장외거래 정보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구조다. 여기에다 한국채권평가에서 자체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한 호가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상호검증하며 지수의 신뢰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채권 ETF용 3년 · 5년 지수도 산출

국고채가 채권시장 거래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 채권인 만큼 KEBI는 마치 주식시장의 코스피지수처럼 채권시장 변화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채권시장의 시장 투명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시장 참가자들에게 신뢰성 높은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채권상품 출시를 가능하게 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주식시장에 비해 낙후된 채권시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중요한 인프라 역할을 할 것이란 평가다.

KEBI는 다음 달 1일부터 국고채 종합지수 외에 3년 · 5년 두가지 지수도 함께 산출돼 공시된다.

3년 지수와 5년 지수는 조만간 출시될 국고채 ETF(상장지수펀드)의 벤치마크(비교 기준)로 활용될 수 있는 '상품용 지수'다. 3년 지수는 상환만기일까지의 잔존만기가 2~3년인 국고채 8개 종목,5년 지수는 잔존만기 3~5년인 9개 종목의 움직임을 각각 실시간으로 반영한다.

지수 산출은 오전 9시부터 5분마다 실시돼 코스콤 체크단말기,한국경제TV,한경닷컴,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국채선물 시장이 끝나는 오후 3시15분에 마지막 실시간 지수가 산출되며 당일 종가는 오후 6시에 발표한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