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문 안열면 일단 써보게 하라.'

경기불황으로 실용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통업체들이 '무료 체험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하나라도 더 따져보고 구매하려는 똑똑한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서다.

소비자는 무료 체험을 통해 구매를 망설였던 제품의 진가를 알 수 있고, 기업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소비자의 만족도를 측정할 수 있다.이른바 '테스트 마켓'의 통로로 삼고 있는 것.

무료 체험 마케팅은 오프라인에서 여전히 강세를 이루고 있다.

IT 주변기기 전문 브랜드 플레오맥스가 SK텔레콤과 제휴해 19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모집하는 '플레오맥스 행복체험단'이 대표적이다.

플레오맥스는 19일 무선 마우스와 키보드로 구성된 세트(CMLC-600MB, CMOC-305B)를 사용하고 싶은 이유를 SK텔레콤 행복체험단 홈페이지에 올리면 총 60명에게 제품을 무료 제공한다고 밝혔다.

단 티티엘과 팅, 팅 주니어 등의 요금제를 사용해야만 한다. 베스트 후기에 선정된 2명에게는 '플레오맥스 프리미엄 멀티미디어 스피커(S2-620W)'도 추가 증정한다.

사진기의 경우 무료 마케팅이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보통 20만원 이상의 가격을 줘야하기 때문에 체험단의 입소문에 쫑긋 귀 기울이는 소비자들이 많다.

한국후지필름은 '인스탁스 즉석 사진기'의 체험단을 다음달 3일까지 75명 모집한다. 선정된 체험단은 제품을 사용하고 후기를 홈페이지에 올리면 카메라를 무료로 가져갈 수 있는 혜택도 주어진다.

영어학원 YBM잉글루는 유치부와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1주일 강습 무료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가까운 체인을 방문해 신청하면 언제든지 수강이 가능하며, 체험 기간 동안 필요한 교재도 무료로 제공한다.'불황에도 사교육비는 줄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그래도 꼼꼼한 엄마들이 눈으로 확인한 곳에 돈을 쓰고 싶어하는 심리가 강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YBM잉글루 홍보팀 박보라 대리는 "화장품을 살 때 샘플을 써보고 만족하면 사듯이 아이들의 학습에 관해서도 눈으로 경험해 본 것을 선호한다"며 "자체 개발한 10단계 커리큘럼과 자기 주도형 학습 시스템에 대해 만족한 고객들은 대부분 정식으로 수강 등록을 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쇼핑몰 디앤샵이 지난달 초 오픈한 '신상 유람단' 코너도 눈에 띈다. 시중에 출시되지 않은 신상품을 판매자가 이 코너에 등록하고,이를 써 보고 싶은 소비자가 300자 이내의 댓글 형식의 이유를 달아 신청하면 된다. 신상품의 종류는 속옷부터 IT기기, 식품, 가구, 화장품, 다이어트 용품 등으로 다양하다.

디앤샵의 한동훈 서비스 본부장은 "공짜마케팅은 부담없이 상품을 체험해볼 수 있어 신뢰 형성에도 도움이 되고 바른 입소문 효과를 가져다 준다"며 "온라인몰에서도 상세 페이지 정보나 상품평만으로는 알 수 없는 꼼꼼한 이용 후기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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