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전현준)는 18일 MBC PD수첩 김은희 작가의 이메일 내용을 공개했다. 김 작가는 검찰이 이날 불구속 기소한 5명 중 1명이다.

김 작가는 지난해 6월7일 지인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1년에 한두 번쯤 필 꽂혀서 방송하는 경우가 있는데 작년 삼성이 그랬고 올해 광우병이 그랬어요. 정말 죽을 만큼 힘들었는데도 어찌나 광적으로 일을 했었는지….아마도 총선 직후 이명박에 대한 적개심이 하늘을 찌를 때라서 그랬나 봐요"라고 적었다. PD수첩 제작진이 지난해 총선 직후 현 정부에 대한 적개심 때문에 왜곡보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김 작가는 이에 앞서 지난해 4월18일에도 한 지인에게 이메일을 보내 "그렇지 않아도 이번 PD수첩 아이템 잡는 과정에서 총선 결과에 대한 적개심을 풀 방법을 찾아 미친 듯이 홍○○(국회의원) 뒷조사를 했었는데 말이죠.혹시 제보 들어온 거 없나 뒤지기도 하고"라고 적었다.

김 작가는 또 지난해 6월13일 지인에게 보낸 이메일에선 "출범 100일 된 정권의 정치적 생명줄을 끊어 놓고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조중동의 견고한 아성에 균열을 만든, 과거 그 어느 언론도 운동세력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해낸 그 '대중의 힘'의 끝이 못내 불안해요"라고 썼다.

김 작가는 또 "그녀(김보슬 PD)가 물었어요. '김 여사(김은희 작가) 현장에 나와 보니 소감이 어때? 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눈에 보여? 이제 만족해? ㅋㅋ"라고 썼다. 이어 "그래서 대답했지요. 아니 만족 못해.홍○○은 못 죽였잖아.무엇보다 (총선에서) 노○○을 이겼잖아요"라고 언급했다. 이메일 내용을 종합해 보면 김작가가 적은 '홍○○'은 한나라당 의원이고 '노○○'은 진보신당 소속 전 의원으로 추정된다

한편 PD수첩 측 김형태 변호사는 "법정에서 제출하면 될 이메일 자료를 보도자료에 넣은 것은 심각한 인권침해이며 정치적인 이번 수사의 본질을 보여준다"고 반발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